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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2> ‘소란’아닌 알맞은 ‘음향’으로

‘확성기’ 없는 자연스러운 음향, 관객에 더 깊이 전달되는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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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1-16 18: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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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무대에 방해될만큼 큰 반주
- 각 악기에 마이크를 갖다댄 연주
- 어쿠스틱이 주는 편안함은 어디에

추운 날씨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거리를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틈 사이로 오랜만에 느긋하게 거리를 걸었다. 그러나 사방에서 들려오는 거리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들로 어쩔 수 없이 귀마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소란스러움의 절정은 상점이 밀집한 부산 번화가 서면 거리를 지날 때였다. 가게 밖으로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귀가 찢어질 듯한, 음악인지 소음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많은 행인도 그 앞을 지날 때 귀를 막고 걸었다. 가게로 들어오라는 것인지, 가게 앞을 빨리 지나가라는 뜻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현상은 다양한 예술 활동이 펼쳐지는 공연장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지난달 26일 부산의 한 문화공간에서 열린 송년음악회에서 곽승웅(왼쪽) 씨가 고악기 류트를 연주하고 있다. 오른쪽 기타 협연자는 그의 아들이다.
사례를 하나 보자. 지난해 10월 있었던 예술공동체 예인청(대표 황지인)이 기획한 ‘무위도가의 짓-김진홍의 한량무’ 공연을 잊을 수 없다. 시원한 가을 달밤과 한량무라, 그것도 야외무대에서.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그런데 야외에서 펼쳐지는 예인 김진홍 선생의 춤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즐기고자 앞으로 가면 갈수록 몸은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이유는 예인의 춤사위가 아니라 반주하는 음악이었다. 있는 듯 없는 듯 흥을 북돋기만 하면 될 것을 음향기기를 동원하여 ‘확성기’처럼 틀어놓으니 귀가 아파 견디기 힘들었다. 중간중간 일부 관객은 일어서거나 뒤로 물러났고, 공연장을 벗어나는 사람들 모습도 보였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는 보란 듯이 ‘음향실’이 ‘밖으로’ 나와 있다, 분명 별도의 음향실이 1층 뒤편 ‘실내’에 설치돼 있는데도, 공연장의 객석 쪽으로 음향시설을 내놓고 1층 객석 뒷쪽을 가로지르는 통행을 막은 채 운영한다. 언제부터일까? 필자의 기억으로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음향기기를 많이 쓰면서, 일부 음향기기를 밖으로 내어 사용한 것은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 때부터다. 각 악기에 마이크를 대고 연주하면서 더 좋은 소리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마음에 콘솔(console·제어 기기)이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는 시립국악관현악단 연주 때 어김없이 등장하였다.

그 즈음 필자는 시립국악관현악단에 마이크 없이 연주할 수는 없는지 문의해보았으나, 악기소리가 작아서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 자연스럽게 서양 음악 연주회에서도 자주 마이크를 사용하였고, 전자음향기기를 사용하는 다양한 공연이 자연음향홀인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음향이란 원래 ‘물체에서 나는 소리와 그 울림’으로 자연음향(acoustics)을 말한다. 악기가 가진 자연스러운 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음악이다. 부산에서 고악기를 연주하는 곽승웅의 류트 연주가 지난해 말 송년음악회와 이달 초 신년음악회로 마련되어 바로크 음악부터 르네상스 음악까지 들려주었다. 류트는 악기의 특징상 큰 홀에서는 연주할 수 없는 음향의 악기이다.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 열린 그의 음악회에 참석한 모든 관객은 귀를 더욱 쫑긋 세우고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소리가 작기에 마이크를 사용해 더 큰 홀에서 자랑하듯 연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악은 자연스러울 때 더 아름답다.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이유도 더욱 자연스러운 음향을 만들기 위함이지 확성기로 쓰기 위함은 아니다. 악기 특성과 공연 환경에 맞는 음향이 이루어질 때 공연예술은 더 발전할 것이며, 진정성은 더 깊게 전달될 것이다. 소란스러움은 발전이 아니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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