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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새해 첫 천만 흥행의 영화적 의미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1-11 18:54:0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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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0일에 개봉해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며 새해까지 흥행 폭주를 거듭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이 지난 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내외 영화 전체로는 20번째, 한국영화로는 16번째 대기록이다.
컴퓨터그래픽의 힘과 신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천만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과함께’의 흥행 요소로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컴퓨터그래픽과 ‘효’를 중심으로 한 감동 스토리를 꼽는데, 그 속을 더 들여다보면 영화적으로 큰 의미가 내포돼 있다.

먼저 컴퓨터그래픽의 힘이다.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신과함께’는 상상 속으로 그려본 저승과 지옥의 모습을 스크린 속에 완벽하게 재현했다. 전체 장면 중 90% 가량에 컴퓨터그래픽이 사용된 ‘신과함께’는 할리우드 못지않은 기술력을 선보인 것이다.

‘신과함께’는 올 여름에 개봉될 2편이 동시에 촬영됐는데, 두 편의 순제작비는 350억 원가량이다. 만일 할리우드에서 이 정도 수준의 영화를 촬영한다면 적어도 2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컴퓨터그래픽 장면을 창조해내는 한국영화의 힘을 ‘신과함께’가 보여준 것이다.

또한 안정적인 컴퓨터그래픽으로 인해 한국영화 소재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중요하다. ‘신과함께’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기 힘들다는 불, 물, 철, 얼음, 거울, 중력, 모래 등 7개의 자연의 물성을 표현했고, 이를 바탕으로 저승과 지옥의 세계를 창조했다. 한국의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은 한국영화에서는 구현하지 못할 것이라며 상상 속의 세계를 미리 거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과함께’로 얻은 자신감을 통해 한국영화의 상상력은 더욱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신과함께’가 가져다 준 또 한 가지의 영화적 의미의 ‘신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다. 신파는 관객들의 눈물을 일부러 자극하거나 입맛에 맞는 장면, 막장 드라마 등을 칭하는데,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표현으로 쓰인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에 있어 신파적 요소는 빼놓을 수 없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들을 보면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7번방의 선물’ ‘해운대’ ‘태극기 휘날리며’ 등 신파적 요소가 있는 대중 영화가 즐비하다. 이들 영화는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느끼게 하고, 카타르시스를 준다. 즉 신파에 대한 평가는 무작정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감독의 연출력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김 감독의 경우 이전 작인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 등에서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바 있다.

그는 ‘신과함께’의 신파에 대해 “사실 원작 웹툰을 본 뒤 난 어머니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생각했는데 어머니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감정의 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목표로 했던 ‘감정의 끝’은 관객과 통했다.
한국영화사에서 ‘신과함께’는 컴퓨터그래픽의 힘과 신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한국영화로 기록될 것이다.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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