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트라우스 교향시 5차례 연주
- 신년음악회 사물놀이 등과 협연
- 22일 송년음악회 하이든 교향곡
- 단원들 자리 뜨는 퍼포먼스 마련
- 최수열 지휘자 “다양한 음악실험”
지난 9월 새로운 지휘자를 영입하며 도약에 나선 부산시립교향악단(이하 부산시향)이 2018년도 정기연주회 프로그램 계획을 발표했다. 다양하고 넓어진 레퍼토리로 악단 안팎을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목표가 뚜렷하게 반영됐다. 상임지휘자로 취임 후 3개월을 보낸 최수열 지휘자는 “부산시향의 오랜 전통이 악단의 힘이자 자부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 열정과 의지가 부산시향이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라 믿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는 소회와 함께 “55년 전통을 바탕으로 견고하고 튼튼하게 조금씩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가진 간담회에서 부산시향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유쾌하고 이색적인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오는 22일 있을 송년음악회에서 선보일 퍼포먼스 소개도 덧붙였다.
| |  |
| 지난 9월 29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최수열 상임지휘자의 취임 연주회 모습. 최 지휘자는 전임 지휘자 리 신차오 사임 이후 1년 8개월 공석을 깨고 부산시향의 수장으로 선임됐다. 부산시향 제공 |
2018년도 정기연주회는 11회 펼쳐진다. 최 지휘자가 취임 당시 2019년까지 완성하겠다고 밝혔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전곡 연주’가 전체 프로그램의 중심을 이루며 5회에 걸쳐 진행된다. 지휘자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연주할 수 있는 작곡가이자, 부산시향의 기량을 올리고 장점을 극대화할 레퍼토리라 판단해 도전했다고 그는 슈트라우스 교향시 전곡 연주에 관해 밝혀왔다. 다만, 매월 연주하는 것은 청중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격월로 구성했다.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 ‘가정 교향곡’ ‘돈키호테’ ‘죽음과 정화’ ‘영웅의 생애’가 1년에 걸쳐 연주된다.
새로운 연주자, 새로운 악기, 한국 작곡가의 음악도 선보인다. 1월 신년음악회에서 강준일 작곡가의 ‘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마당’을 ‘사물광대’팀과 협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윤이상 진은숙 등 한국 현대음악 작곡가를 꾸준해 소개한다. 교향악 협연으로는 새로운 기타 무대도 예정됐다. 기타리스트 김우재가 줄리아니의 기타 협주곡을 협연하고, 알베니즈의 곡을 독주한다. 5월 무대에 서는 로만 킴은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3세 바이올리니스트로 탄탄한 실력의 연주자라는 설명이다. 박종화, 양성원, 김선욱, 조진주 등 유명 음악인도 연중 대거 포진했다. 3월은 목관 악기로 계획했고, 협연자는 오디션으로 부산의 음악인을 뽑는다.
취임한 뒤로 100일 남짓한 시간을 보낸 최 지휘자는 “무엇보다 악단의 기량 향상을 중심에 두고, 차근차근 가겠다”는 목표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이지만, 바탕에는 부산시향의 합주력과 레퍼토리 강화라는 목표가 있다. 주목도 높은 무대를 마련해 짧게 대중의 관심을 끌기보다는 발전하는 모습을 알아주는 고정 관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저변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부산시향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이색적이고 유쾌한 무대를 만들고 싶은 욕심은 늘 있다”고 말했다. 부산 특성을 살려 항구나 해변 등의 공간에서 하는 연주도 포함된다. 그는 “같은 음악도 새로운 공간에서 연주하면 완전히 다른 감동을 전할 수 있다. 부산은 그러한 실험을 선보일 좋은 장소가 많다. 꼭 실현시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22일 부산시향의 송년음악회에서 그런 이색적이고 유쾌한 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시향은 하이든의 ‘고별’ 교향곡 4악장을 연주하면서 단원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는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이 곡은 실제로 하이든이 악단 단원들이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작곡했고, 하이든의 지휘로 연주했을 때 실제로 악단 단원들이 하나둘씩 무대를 뜨는 퍼포먼스를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송년’의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이자, 유쾌하고 즐거운 무대를 만들겠다는 부산시향의 새해 다짐 퍼포먼스이기도 한 셈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