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내달 16일 하루 두차례
- 법문 진리 듣고 대법회 봉행
- 성파·무비·혜남·종광·지안 등
- 덕망 높은 스님 30명이 법석
- 방대한 화엄경 전체 접할 기회

통도사에서 한 달간 화엄경(華嚴經)을 바탕으로 진리를 구하는 대중 법회가 열린다. 불자들이 덕망 높은 스님의 법문을 통해 방대한 분량의 화엄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는 기회라 관심을 모은다. 경남 양산 통도사(주지 영배 스님)가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30일간 매일 오전·오후 설법전에서 ‘제47회 통도사 화엄산림 대법회’를 봉행한다. 화엄산림 대법회는 통도사가 동안거 기간 전국 사찰의 덕망 높은 스님을 초청해 하루 두 차례씩 화엄경을 불자들에게 법문하는 유서 깊은 행사다.

지난해 통도사 화엄산림 입재식 모습.

18일 입재법회에는 영축총림 방장 대행 성파 스님이 법석에 오른다. 성파 스님은 불자들에게 화엄산림의 유래와 역사를 설명하며 수행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전 통도사·범어사 강주 무비 스님이 ‘화엄경 현담’을 주제로 본격적으로 법문을 시작한다. 이후 통도사 율주 혜남 스님(19일), 전 기림사 주지 종광 스님(21일), 반야암 감원 지안 스님(22일), 전 직지사 주지 자광 스님(24일), 조계종 전계대화상 성우 스님(1월 5일),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1월 9일), 전 통도사 주지 월파 스님(1월 14일) 등 모두 30명의 법사 스님이 화엄경 각 품을 주제로 법석을 펼칠 예정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 예불을 마친 오후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법성게가 진행된다. 법성게는 신라의 고승인 의상이 화엄사상의 요지를 간결한 시(詩)로 축약한 글이다. 이는 법주 스님의 장엄염불로 진행되는데 이때 동참 불자들이 함께 따라하며 광목 끈을 잡고 법당을 도는 것은 모든 중생이 연기적 관계로 서로 연결돼 있음을 뜻한다. 또 슬픔과 기쁨을 서로 나눠 고행의 바다를 함께 건너가자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대승경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화엄경의 원래 명칭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다. 우리나라 화엄종의 근본 경전이며, 한국 불교의 소의경전(所依經典) 가운데 하나다. 화엄경은 범어를 한문으로 번역한 세 종류의 번역본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본은 80권 화엄경으로 39품을 7처(處 : 경을 설한 장소), 9회에 나누어 부처님이 설한 법문이다.

지난해 경남 양산 통도사 화엄산림 대법회 입재법문에서 설법하는 방장 대행 성파 스님. 성파 스님은 올해 화엄산림에서도 입재법문 법사로 나선다. 맑은소리 맑은나라 제공

통도사 화엄산림 법회는 1925년 극락암 경봉 스님이 어려운 노인을 보살피기 위해 만일염불회를 개설한 데 이어 1927년 보우 스님, 해담 스님과 함께 극락암 무량수각에서 삼칠일(21일) 간 법문 한 일에서 유래했다. 경봉 스님은 젊은 날 ‘종일토록 남의 보배를 세어 봐야 자신의 몫은 반 푼어치도 없다’는 화엄경 구절을 읽고 발심해 제방의 선원을 두루 다니며 참선수행에 매진했다고 전해진다. 스님은 기회 있을 때마다 화엄경 내용을 법문 중 인용했다. 만년에는 ‘화엄’ 두 글자를 쓰며 “내 평생 공부가 여기에 담겨있다”고 말할 정도로 화엄경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스님은 1930년 화엄산림에 동참을 권하는 서문에서 “우리의 도(道)는 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 견성하여 성불하는 것이며, 자기도 깨닫고 남도 깨우쳐 이 둘이 이롭고 원만하게 되는 도이다”고 밝혔다.

통도사 교무국장 인경 스님은 “화엄경의 법문 내용이 어려워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금생에 지혜의 종자를 심어두는 것이기 때문에 법당에 들어오셔서 법사 스님의 법문을 들으시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온산림 동참금 20만 원, 반산림 10만 원, 1위당 2만 원. (055)381-1288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