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장르 다목적홀로 활용

부산문화회관 중극장(남구 대연동)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음 달 1일 재개관한다. 1993년 준공돼 심각한 노후화를 겪은 데다 이름에 걸맞지 않은 열악한 시설로 예술인과 관객의 ‘원성’을 샀던 중극장의 변신에 관심이 높은 만큼, 명확한 활용 계획과 공연장 정체성 확립도 필요하다. 부산문화회관은 1일 ‘2017 부산오페라위크’의 첫 공연을 중극장에서 열어 재개관을 기념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1회 부산오페라위크’에서 솔 오페라단이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를 공연하고 있다. 오페라위크는 올해 2회째를 맞는다. 솔 오페라단 제공

중극장 리모델링은 2010년 대극장 리모델링이 끝난 데 이어 2015년부터 사업비 96억 원을 투입해 올해 초 착공했다. 그동안 중극장(774석)은 규모에 맞는 연극, 클래식, 춤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해 왔으나 돌출형 무대, 열악한 음향시설, 분장실 부족과 같은 공연자를 위한 편의시설 미흡함 등으로 보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문화회관 측은 이 같은 노후화 시설 개선에 집중해 무대시설, 소방시설, 객석 등을 교체하고 분장실 등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공연자 불만이 높았던 반원형 무대도 직선형으로 바뀌었다.

리모델링을 거쳐 활용 폭은 높아졌지만, 아직 뚜렷한 운용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애초 음악전용홀로 만든다는 안도 나왔으나, 부산문화회관의 클래식 전용홀인 챔버홀이 별도로 개관하면서 ‘다목적 용도’로 쓴다는 방향만 세운 정도다. 부산문화회관 측은 “준공 이후 음향과 시설을 점검해 더 뚜렷한 활용계획을 세우겠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다목적홀로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2017 부산오페라위크’는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부산문화회관 중극장과 대극장에서 열린다. ‘오페라 위크’는 2021년 부산오페라하우스 완공을 앞두고 오페라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환기하고 지역 오페라단을 육성하고자 부산시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행사다.

올해는 세 작품이 오른다. 부산오페라단이 1일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추린 ‘오페라 갈라 콘서트’로 시작을 알린다. 오페라 연출가 김성경이 연출을,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수석지휘자 김봉미가 지휘를 맡아 성악가 김유섬, 김재형, 박대용 등 오페라 가수들과 함께한다. UKO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안드레아 셰니에’ ‘카르멘’ ‘투란도트’의 귀에 익은 아리아가 연주된다.

이어 5일에는 솔 오페라단이 대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연기와 무대장치 없이 음악을 극의 흐름대로 연주하는 콘서트 형태로 선보인다.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대표 오페라로 꼽히는 ‘라보엠’은 유려한 선율의 음악이 특히 돋보인다. 김해시립합창단 지휘자 박지운이 지휘를, 소프라노 김성은이 주인공 미미 역을 맡으며 박은주, 김동원 등 오페라 가수가 출연한다.

마지막 작품으로 9, 10일 이틀간 대극장에서 그랜드오페라단의 오페레타 ‘박쥐’가 공연된다. ‘오페레타’는 오페라와 거의 비슷하나 규모가 작고 희극적이며 대중적 성격이 강하다. ‘박쥐’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대표작으로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대사로 송년 공연으로 사랑받아 왔다. 안지환 단장이 연출을, 독일 오스나부르크극장 총 음악감독 안드레아스 호츠가 지휘를 맡으며 이은민, 김준연, 박현정, 정혜민 등 오페라 가수와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위너오페라합창단이 출연한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