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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면 두려움에 그동안 영화출연 기피”

7년 만에 스크린 복귀 ‘채비’서 엄마역 고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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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 기자
  •  |  입력 : 2017-11-09 18:59:3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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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틋한 가족 사랑 담은 영화
- 아들역 김상균 매력에 출연
- 이제는 어떤 역할이든 도전

수많은 드라마를 통해 세상 모든 어머니의 모습을 안방에 전한 고두심이 영화 ‘채비’(개봉 9일)를 통해 스크린에서도 눈물을 쏙 빼는 엄마로 찾아왔다.

   
영화 ‘채비’에서 지적장애인을 아들을 둔 엄마 역을 맡은 고두심. 오퍼스픽쳐스 제공.
‘채비’는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엄마 애순(고두심)이 서른 살 지적장애 아들 인규(김성균)가 홀로 설 수 있게 준비하는 이야기를 다룬 애틋한 가족 영화다. ‘그랑프리’(2010) 이후 7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고두심은 아들을 챙기느라 24시간이 모자란 엄마 역을 맡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고두심은 “사람은 누구나 만나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질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것이 채비일 수 있다. 영화처럼 죽을 날이 정해져 있어 헤어질 채비를 하기도 하겠지만, 숨 쉬는 한은 모든 것이 채비라고 생각한다”며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말을 듣고 있자니 ‘어쩌면 지적장애 아들을 30년간 기른 애순의 삶이 아들과 헤어질 채비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미 본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두심이 ‘채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드라마 ‘우리 갑순이’에 딸 역할로 함께 출연했던 유선이 시나리오를 건넸기 때문이다. “‘채비’에 애순의 큰딸로 먼저 캐스팅된 유선이 어느 날 시나리오를 주면서 읽어보라고 했다. 한 달쯤 뒤 유선이 시나리오를 읽어봤냐고 묻기에 미안해서 집에 돌아와 찬찬히 읽었다. 애순이 역할은 내 역할이 맞긴 한데, 아들 역은 누가 할지 물어봤더니 김성균 씨가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채비’를 하게 됐다.”
재미있는 건 유선이 김성균에게는 “고두심 선생님이 한다”며 미끼를 던졌다는 것이다. “성균 씨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얼굴이 잘 생기지도 않았는데 연기를 참 잘한다 싶었다. 아버지 역할을 하는데 정말 잘 어울리더라. 꼭 한 번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고두심은 “그런데 성균 씨 얼굴만 보면 내 애인으로 나와도 되지 않나”라고 말하다 “그건 아닌가”하며 소녀같은 미소를 지었다.

서로를 원했던 두 배우는 ‘채비’에서 특별한 모자지간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고두심은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던 듯하다. “친정엄마 살아계실 때 손을 잡고 바닷가를 거닐면서 ‘엄마 역을 내가 해보니까 너무 힘들다. 자식의 거울이라는 게 힘들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다. 다음 생에 서로 바꿔서 연을 맺자’고 하니 아무 말 없이 손을 꼭 잡으시더라”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너무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큰 스크린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담긴다는 것이 두려웠다. 촬영하는 동안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은 것도 싫었다. 드라마는 방송국만 얼른 다녀오면 되는데 말이다. 그런 생각 때문에 기피했더니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쓸모가 없어진 듯하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영화에 대한 욕심을 거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가끔 영화를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는데, 요즘은 통 하자는 사람이 없다. 감독님들이 어떤 캐릭터든 주시면 내 나름대로 해볼 참이다”라며 욕심을 내비쳤다.

1972년 데뷔 이후 45년간 연기를 하면서 지상파 3사에서 6번의 연기대상을 받아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한 고두심. ‘채비’를 발판삼아 영화에서도 순수한 열정을 지닌 ‘배우 고두심’을 자주 만나기를 고대한다.

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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