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창 김정석·민속춤 김혜경 등
- 장인 20명 예술혼 오롯이 기록
- 시인 강영환, 풍물 배현열 등도

부산민학회 주경업 회장이 부산의 ‘꾼’과 ‘쟁이’들의 예술과 삶을 담은 ‘부산의 꾼·쟁이’ 네 번째 책을 펴냈다.

부산민학회 주경업 회장이 부산의 전통예술 장인을 소개하는 책 ‘신명에 살고 멋으로 살고’(작은 사진)를 출간했다. 국제신문DB

‘부산의 꾼·쟁이’는 주 회장이 부산의 지역과 역사, 문화를 파고들면서 만난 전통예술과 생활문화 장인을 소개하는 책이다.

자신을 혹사하며 남들이 보기에 미련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전통예술과 지역 문화를 지키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주 회장은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꾼과 쟁이다”라고 감탄했다. 그리고 그들의 순탄치 않은 인생과 그 속에서 꼿꼿이 지켜낸 예술혼을 기록해야 할 의무감을 느꼈다.

그렇게 모인 글은 2009년 예술활동 인물기행 ‘부산의 꾼·쟁이들’이란 제목의 책으로 처음 세상에 나왔고, 2012년 사라지는 낙동강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낙동강 사람들’, 2014년 미처 소개하지 못한 꾼과 쟁이를 소개한 ‘속, 부산의 꾼·쟁이들’로 차례로 발간됐다.

이번에 출간한 네 번째 책 ‘부산의 꾼·쟁이-신명에 살고 멋으로 살고’(부산민학회 펴냄)는 전통예술의 멋을 지켜온 이들을 소개한다. 통영승전무 명인 엄옥자 선생을 비롯해 시조창 명인 김정석, 민속춤 대들보 김혜경, 수영지신밟기 북잽이 배현열,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이사장 백정강, 도예가 신경균, 한복디자이너 송년순 등 장인 20명의 인생과 예술혼이 오롯하다.

주 회장이 새로운 각도에서 꾼과 쟁이로 주목하는 이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등단 이후 40년 동안 부산의 풍경을 노래한 시인 강영환과 역시 지역의 풍경을 그린 화가 김문수, 풍자의 전통을 잇는 시사만화가 안기태, 부산의 책으로 승부하는 문우당서점 대표 조준형, 한국영화사의 기록자(한국영화자료원장) 고 홍영철 등이 그들이다. 또 금정산 지킴이 허탁, 국제시장번영회 회장 오수찬 등 오랫동안 마을을 지킨 꾼들도 소개한다.

주 회장은 책을 펴낸 소감으로 “부산의 꾼·쟁이를 찾는 연구는 계속되어야 하며, 이들에 관한 연구를 오늘날 사는 데 도움 되는 지혜로 발전시킬 유능한 연구자도 있어야 할 것이다”라면서 “저자로서 그 연구의 실마리를 풀어보았고, 젊은이들이 이 책을 통해 그 실마리의 끈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