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까지 농심호텔 특설무대서

한국 춤의 거장 김진홍(82·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4호 동래한량춤 예능보유자)의 품격은 절제된 춤사위에서 발현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는 듯 추지 않고, 추지 않는 듯 추는, 화려함을 누르는 그의 몸짓은 그윽하다. 때론 호방한 기운으로 관객에게 다가가 그들과 호흡한다.

	2017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메이드인 부산 공연-지역공연 육성 부문’에 선정된 예인청의 ‘무위도가의 짓- 김진홍의 한량무’가 오는 27일까지 나흘간 부산 동래구 농심호텔 야외마당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7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예인청 제공

김진홍의 춤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특별한 춤판이 펼쳐진다. 예술공동체 예인청은 부산 동래구 농심호텔 야외마당 특설 무대에서 ‘무위도가의 짓 김진홍의 한량무’를 오는 27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22~31일) 주관 기관인 부산관광공사가 축제 때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객과 관광객에게 부산을 예술적으로 담은 공연을 선보이고자 시행한 ‘메이드 인 부산-지역 공연 육성 부문’에 선정됐다. 지난해 끼리프로젝트의 ‘몽키댄스’에 이어 올해도 쇼케이스 등 심사를 거쳐 예인청의 작품이 지난 8월 낙점됐다.

2015년 11월 창단한 예술공동체 예인청은 한국 전통음악, 춤, 소리, 연희 등 영역에서 손꼽히는 중견 예인이 모인 단체다. 이들은 김진홍의 살풀이춤, 입춤, 한량무 등을 옴니버스로 구성한 전통 춤판을 기획했다. 김진홍 선생을 비롯해 김진홍 춤 보존회와 부산민속예술보존회 동래한량무팀이 무대에 오르고, 전 창원시립무용단 안무자 김평호가 연출을 맡았다.

특히 예인청은 전통춤을 위한 무대를 구현해서 설치하는 데 공을 들였다. 김진홍 선생의 제자인 예인청 황지인 대표는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옛날처럼 춤꾼의 호흡과 떨림, 디딤 떨어트림 돋움의 역동, 소매를 걷어올리는 찰나의 순간, 손놀림과 눈맞춤 등을 관객이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무대를 올려다보고 멀리서 감상하는 서양식 관람이 아니라 한옥마당놀이를 벤치마킹해 무대를 가까이에서 마주하거나 내려다보는 한국식 관람을 유도했다. 약 350석의 등반이 의자를 높이별로 만들어 계단식으로 배치하고, 무대와 객석을 가까이 뒀다”고 설명했다. 무료로 진행되는 야외 공연에는 따뜻한 차와 담요가 제공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이어 “김진홍 선생은 팔순이 넘는 연세에도 한치 흔들림 없이 제자들의 춤을 독려하며 연습하고 계신다. 모든 관객이 부산 춤의 매력을 함께 즐기고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