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되는 KBS ‘제보자들’에서는 장도리를 휘두른 80세 할머니, 아파트 공동현관에 물건 놓고 사라지는 남자의 이야기가 방송된다.

# 80세 할머니는 왜 장도리를 휘둘렀나?

지난 8월,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장도리를 휘둘러 머리를 때린 끔찍한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79세 박명자(가명) 할머니는 성당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서다 봉변을 당했다. 경찰이 발견했을 당시 박 씨의 얼굴과 옷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장에 있던 가해자가 같은 아파트 경로당 회원인 80세 김순영(가명) 할머니 였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노인회장과 신입회원 사이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경로당 회운들은 가해자 김 씨를 아파트에서 내쫓아 달라며 며칠 째 경찰에 민원을 넣고 있는 상태다.

피해자 박 씨는 경로당 출입 제한을 결정한 자신에게 가해자 김 씨가 앙심을 품고 장도리를 휘두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의 물건이나 음식을 훔치는 등 손버릇이 나빠 김 씨를 경로당에서 퇴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해자 김 씨와 가족은 노인정 회원들이 주장하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억울해 했다. 오히려 자신이 경로당에서 왕따를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앓아온 치매가 최근에 더 악화되어서 자신이 때린 사실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매일 물건을 두고 가는 남자의 정체는?

수도권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언제부턴가 301동 공동현관 앞에는 정체모를 물건들이 쌓였다. 과자, 막걸리, 강아지용 통조림, 통장, 집 열쇠까지. 이 물건들을 누가 놓고 갔는지 출처를 알 수 없었다.

CCTV를 확인해 본 결과 주변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물건을 놓고 가는 한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 남성은 같은 아파트 주민 강준성(가명) 씨였다. 307동에 사는 강 씨는 물건을 두고갈 뿐 아니라 하루에도 수차례 301동 앞을 찾아와 서성였다.

제보를 받고 강 씨를 만나보기로 한 제작진은 수차례에 걸쳐 강 씨와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강 씨는 사람이 다가오는 걸 피했다. 그러던 중 제작진은 강 씨에 대한 또 하나의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3월부터 강 씨가 집이나 엘리베이터, 놀이터 등에서 동네 아이들을 위협하거나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고층에서 쓰레기를 던져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포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출고된 지 한 달도 안 된 이웃 주민의 새 차에 발길질을 해 흠집을 내는 바람에 경찰까지 출동했다.

수소문 끝에 어렵게 만난 강 씨의 어머니는 강 씨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라고 했다. 직장에 다니며 누구보다 착한 아들이었던 강 씨는 만나던 여성과 헤어진 다음부터 이렇게 됐다고 어머니는 주장했다.

23일 방송되는 ‘제보자들’에서는 스토리헌터 이건수 교수와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알아보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모색해본다. 최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