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의 아이스크림 트럭’ 펴내
- 방정아 등 지역작가 작품 준비

개성 있는 셋이 모였다. 발랄한 상상력과 문체의 서진 소설가, 멀티미디어 입체 평면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 언어로 시각예술을 구현하는 김대홍 작가, 디자인과 출판의 영역을 넘나들며 입지를 굳힌 출판사 ‘책만드는 작업실-비온후’가 함께 그림책 ‘한밤의 아이스크림 트럭’을 펴냈다.

김대홍 작가가 작업한 그림책 ‘한밤의 아이스크림 트럭’ 그림. 비온후 제공

그림책 작업이 모두 처음인 셋이 내놓은 ‘한밤의 아이스크림 트럭’은 글과 그림을 넘어 ‘찡한’ 무언가를 안긴다.

‘한밤의 아이스크림 트럭’은 아이와 동물이 아이스크림을 통해 교감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담았다. 2007년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해 ‘아토믹스, 지구를 지키는 소년’ 등에서 사회 문제를 녹여내며 속도감 있는 글을 선보인 서진 소설가는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력과 감수성, 모두 건드리는 이야기를 내놨다.

또 인물의 특정 부위를 개성 있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다진 김대홍 작가는 자기 개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다양한 색깔을 품은 작품을 창작해 그림책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책은 상상력이 가득하다. 훈이는 나이 많은 반려견 보둥이가 갑자기 사라지자 전단지까지 돌리며 찾아 나선다. 어느 날 밤 종소리에 이끌려 아이스크림 트럭 앞에 선 훈이는 보둥이와 동물 친구들을 만난다. 훈이는 보둥이와 높은 건물에서 떨어진 고양이, 상한 음식을 먹은 토끼, 차에 치여 꼬리가 잘린 도마뱀과 함께 하늘을 나는 아이스크림 트럭을 타고 북극으로 날아가 환상의 오로라를 보고 친구들과 이별한다. 그리고 보둥이가 안락사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동물과 그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반려동물 100만 마리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생명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작업을 주선한 비온후는 1998년 디자인 전문 회사로 출발해 2000년부터 출판사를 겸하며 주로 건축 전문 잡지와 책을 발간했다. 특히 비온후 김철진 대표는 대안미술공간 ‘반디’와 미술 잡지 ‘비아트’ 등에 관여했고, 2013년부터 비정기 간행물 ‘비클립(b-clip)’을 발간하며 지역 미술 작가 소개도 꾸준히 하고 있다.

비온후는 그동안 부산의 작가와 맺은 인연을 기반으로 개성 있는 그림과 글을 담은 그림책 발간에 집중할 계획이다. 작가에게 새로운 작업의 기회를 주고, 출판사의 개성을 살리며 독자층을 두텁게 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 출판사로 자리를 굳히고자 다양한 책 발간을 진행했다. 올해 초 고양이를 그리는 박자현 작가의 글과 그림을 담은 ‘고양이들은 어디로 갔을까’를 펴냈고, 이번 책 ‘한밤의 아이스크림 트럭’부터 본격적으로 지역 작가와 함께 작업한 그림책을 차례로 펴낼 것이다”라며 “그림을 그리며 글도 쓰는 방정아 작가의 그림책을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부산발전연구원 부산학총서와 부산의 청년과 영화에 관한 책도 10월 펴낼 예정이라, 지역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놓겠다는 뜻도 실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