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근성 향상·다채로운 부스 호응
- 어린이 독자 위주 기획 아쉬움

“부산에서 책과 관련한 행사에 이렇게 많은 시민이 모이기 쉽지 않습니다. 독서 축제가 시민의 축제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지난 2일 복합교육공간 놀이마루(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 간담회에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지난 2일 부산 서면 놀이마루에서 열린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 간담회 사회를 맡은 문우당서점 조준형 대표가 힘주어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조 대표의 말처럼 올해 가을독서문화축제는 시민의 축제로 거듭날 가능성을 확인한 행사였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주최하고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한 ‘2017 가을독서문화축제’가 지난 2, 3일 놀이마루에서 열렸다. 가을독서문화축제는 2010년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문화재단과 지역 출판업계, 문학계, 서점업계, 공공도서관 등이 힘을 모아 규모를 키우고 내용을 더욱 다채롭게 했다.

올해 행사는 놀이마루 덕을 톡톡히 봤다. 놀이마루가 도시 중심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은 덕분에 많은 시민이 몰려 북적였다. 실내와 야외 공간을 적절히 분배해 행사 진행의 효율성도 높였다. 야외인 운동장은 독서동아리와 공공도서관 부스를 마련해 참가자들이 에코백, 독서등, 캘리그라피 양초 등을 만들며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실내 공간인 놀이마루 1, 2층에선 다양한 세미나와 저자와의 만남, 출판사와 서점 43곳의 전시장을 차려 진지하게 책을 보고 이해하려는 학부모와 아이들로 북적였다. 지난해부터 행사에 참여한 출판사 관계자는 “확실히 참관객이 늘었고 실내외 공간을 구분해 동선이 간결하고 부스 운영도 수월해졌다”고 말했고, 학부모 김창한(38) 씨는 “서면에 나왔다 우연히 참가했는데 아이가 볼거리가 많아 유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민 독서동아리 16곳이 생태, 그림책, 설화, 북아트 등을 주제로 한 부스를 처음으로 운영해 시민의 발길을 모았고, 부산의 특색있는 서점들이 다채로운 책을 내놔 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문우당서점은 부산 이야기를 담은 책만 모아 소개했고, 보수동책방골목은 보기 힘든 고서만을 전시해 작가들까지 부스로 몰렸다. 부산아동문학인협회는 부산 작가들의 책을 소개하는 팸플릿을 만들고 부산에서 창작된 좋은 동화와 동시를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아쉬움도 남았다. 초등학교 개학 직후 행사가 열려 더 많은 학생에게 독서 축제를 알리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어린이책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인 것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출판사 한 관계자는 “행사를 찾는 시민이 늘어난 것은 좋지만, 어린이책이 주축이 된 것 같아 아쉽다. 독서 축제로 거듭나려면 일반 독자를 겨냥한 기획도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화재단 서영수 생활문화본부장은 “가을독서문화축제는 출판사, 도서관, 동네 책방, 독립 서점, 작은 도서관, 작가가 어우러져 시민과 소통하는 ‘독서인문학 플랫폼’ 기능을 하고자 한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어린이를 타깃으로 삼은 면도 있다. 내년에는 예산을 더 확보해 전 세대가 어울릴 축제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