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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머리 쓰기 보단 심장 뛰는 것이 ‘진짜 인간’의 삶 /강이라

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 지음/마이클 마첸코 그림/김인영 옮김/동서문화사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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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9-01 19:56:1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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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합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그 조건에 지능의 높고 낮음도 반드시 포함되나요? 지능이 높으면 더 행복할 거라고 당신은, 믿습니까?
   
여기 찰리 고든이 있습니다. 빵 가게에서 잡부로 일하는 그는 32살 성인이지만 IQ는 겨우 70으로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여섯 살 아이의 지능을 가진 찰리는 일할 수 있는 빵 가게와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지만, 영리해지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대학의 한 지능 개발 실험에 참여합니다. 뇌수술을 통해 지능을 높이는 이 실험은 겨우 생쥐, 앨저넌만 성공했을 뿐입니다. ‘내 지능이 높아져서 IQ가 두 배가 되면, 모두 나를 좋아하게 돼 진정한 친구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찰리는 순진무구한 마음으로 뇌수술을 받는 첫 인간이 됩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찰리의 지능은 서서히 올라 185에 이릅니다. 이제 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몇 개 국어를 단시간에 익히고, 대학교수들과의 논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지능이 높아진 찰리는 잠재의식과 기억을 오가며 새로운 자각을 시작합니다. 우둔한 자식을 견디다 못해 버린 부모님과 오빠를 미워했던 여동생에 대한 정신적 상처가 성적 억압이 되어 버렸음을, 빵 가게 친구들의 친절이 상대적 우월감에 의한 조롱에 불과했음을.

‘창조의 오류에 도전하여 우리의 새로운 기술로 우수한 인간을 창조한 것에 대해 깊은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찰리 고든은 이 실험 전에는 실존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뇌수술을 담당한 교수의 말에 찰리는 자신이 생쥐, 앨저넌과 하등 다를 게 없는 인간 모르모트였음을 인식하고 분노합니다. ‘저는 생명이 없는 물건이 아닙니다. 저는 인간입니다. 수술 전에도 인간이었습니다.’

찰리의 성장과 변화를 두려워한 이들이 서서히 곁을 떠납니다. 빵 가게에서 해고당한 찰리는 철저한 고독 속에 밤마다 거리를 헤맵니다. 먹이를 거부하고 자학행위를 하는 등 퇴행 징조를 보이던 앨저넌이 죽자 찰리는 자신에게도 곧 닥칠 어두운 미래를 예감합니다. ‘앨저넌의 주검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그를 뒤뜰에 묻어주었다. 무덤에 들꽃을 바치면서 나는 울었다.’

찰리는 오래전 헤어진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을 만나고 돌아오며 자신이 그들에게서 간절히 원했던 것은 오로지 사랑이었음을 느낍니다. ‘지능은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자질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지식을 구하는 마음이 애정을 구하는 마음을 배제해 버리는 일이 많아요. 애정을 주고받는 능력이 없는 지능은 정신적, 도덕적인 붕괴를 초래하고, 인간관계를 배제하는 마음은 폭력과 고통으로 이어진다는 거지요.’
찰리는 더 이상의 실험을 거부하고 실험실을 떠납니다. 앨저넌처럼 퇴행을 시작한 찰리는 서서히 지능이 저하되며 쓰고 읽는 것조차 버거워합니다. 실험 기간 작성했던 경과 보고서를 끝내며 찰리는 덧붙입니다. ‘어쩌다 우리 집을 지나갈 일이 잇으면 뒤뜰에 잇는 앨저넌의 무덤에 꼿을 바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소설의 구성은 찰리가 직접 쓰는 보고서 형식입니다. 틀린 맞춤법과 어색한 문장으로 시작한 보고서는 찰리의 지능 변화에 따라 치밀하고 논리정연하기도 했다가 그의 퇴행에 따라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갑니다. 이런 독특한 1인칭 서술이 읽는 이의 감성을 울립니다. 지식 위주의 성취 지향적인 삶을 우선시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소설은 묻습니다. 인생과 인간에게 행복의 가장 큰 조건은 과연 무엇입니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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