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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예고편.txt] <4> 올 아이즈 온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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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욱 기자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8-24 18: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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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힙합이 된 자를 호출하려면 그만한 주술이 필요한 법. 오랜만에 ‘Dear Mama’를 들으며 흥얼거린다. 투팍 샤커(2pac)를 그린 영화가 오늘(24일) 개봉했다는 소식이다. ‘Dear Mama’를 듣는 기분은 늘 묘하다. 단 한 번 만나본 적 없는 투팍이 속으로 삼켜내었던 분노와 연민, 사랑과 슬픔 등 감정들이 뒤섞여 머릿속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 그는 누구에게도 지려 하지 않았던 강한 래퍼였지만, 동시에 여린 감성을 가진 아들이기도 했다. 라이벌이었던 비기(Notorioius B.I.G)에게는 욕설을 퍼붓던 투팍이, ‘Dear Mama’에서 어머니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마약 중독자였어도 당신은 저에겐 항상 여왕이었어요, 엄마.” 그리고 누군가는 ‘California Love’를, 또 누군가는 ‘Hit em’ Up‘을, ’Changes‘를 듣고 그를 소환한다. 베니 붐 감독이 투팍 2집 ’All Eyez on Me‘로 동명 영화를 만들었듯이.
C#1. Special Shout to 'XX' 황석희

영화 ’All Eyez on Me‘ 홍보팀은 지난 18일 투팍 대표곡 ’Hit Em Up‘ 영상이라며 포털사이트 등에 예고편을 올렸다. ’Hit Em Up‘, 4개월 뒤 그를 죽음으로 내몬 곡이다. 그는 이 곡에서 비기가 속한 미국 동부 힙합팀 배드 보이 레코드를 대놓고 욕했다. 그런데 예고편 속 노래가 많이 각색됐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너도 XX, 네 친구들도 XXX”
“퍼피 잘 봐라, 내가 XXXXX”
“그 XXXX 앞에 총을 XXX”

일단 영상 속 투팍 표정을 보니 “I love you”가 아닌 건 확실한데. 이게 X발 랩이가, 방정식이가. 듣고 있자니 귀에서 하도 삑삑거려서 이어폰을 뺄 수밖에 없었다. 노래 절반을 음성 모자이크했더니 번역가가 미안했는지 예고편 말미에 이렇게 편지를 썼다.

“대본에서 XX라고 하면 자막도 XX로 써야지.”
   
(사진 = ‘올 아이즈 온 미’ 예고편 영상 캡처)

역시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다. 황석희 번역가는 이번 영화 외에도 숱한 외국영화들 자막을 썼다. ’XX‘라고 쓰는 바람에 메시지는 반감됐어도 생전 투팍이 가졌던 강렬한 인상은 오히려 배가됐다. 댓글에는 “예고편에서 하도 빽빽거려 답답해서라도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는 영화 팬도 있다. 똑똑한 전략이다. 덕분에 평범할 뻔했던 예고편도 재기발랄한 분위기다. 황석희 번역가와 홍보팀 노고에 특별히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래도 ’XX‘가 뭔지 궁금한 팬들을 위해 아래 링크를 첨부한다. 어느 블로거가 많이 순화해서 번역한 ’Hit em Up‘ 가사다. ☞'Hit em Up' 가사


C#2. 힙합이 음악이기만 할까

영화 ’올 아이즈 온 미‘ 메인 예고편에서 백인 경찰들에게 두드려 맞는 흑인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과장되지 않았다. 랩만 잘 한다고 힙합이 아니라는 점을 투팍은 일생으로 증명했다. ’Holla If Ya Hear Me‘가 대표적이다. 그가 한 랩은 철저히 흑인들을 향했다. 솔직했으며 의미 있는 움직임이었다. 투팍이 살았던 1990년대 미국은 폭동 진압이라는 명목으로 가난한 흑인들을 때려잡고, 그들을 주거지에서 몰아냈다. 팍팍했던 흑인 삶을 솔직하게 담아낸 음악으로서 힙합은 동시에 인권운동이기도 했다. 흑인들은 힙합으로서만 목소리를 냈다. 적어도 ’랩 갓(Rap God)‘ 백인 래퍼 에미넴이 힙합 씬을 뒤집어놓기 전까지, 그보다 한참 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래퍼 제이지 음악을 휴가에서 듣는다고 고백하기 전까지,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미국 상류 사회는 힙합을 경멸했다.

   
(사진 = ‘올 아이즈 온 미’ 예고편 캡처)
알려진 바 투팍은 미국 서부 힙합을 대표하는 래퍼로 일생을 살았다. 포털 사이트에 그 이름을 치면 그가 보여준 음악보다 총살 사건과 관련된 연관검색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그가 한편으로 흑인인권을 위해 힘쓴 점은 힙합을 어지간히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생소한 이력이다. 국내 영화평론가 조성호는 투팍이 내걸었던 슬로건 ‘Thug Life’를 새로운 흑인 인권 운동으로 평가한다. ’Thug‘는 건달이나 갱스터를 일컫는 의미지만, 투팍에게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태어난 자신을 비롯한 흑인들에게 부여한 정체성이다. 나름 해석하면 거칠 것 없이 솔직한 그들 자체로 살아가는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Thug‘다. 투팍은 자신이 하는 음악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흑인)가 백인들이 가진 ‘가문의 유산’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내가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문화’, 즉 음악이다. 그리고 그 문화를 가지고 우리들만의 제국을 건설해야 한다.” 매 맞는 흑인을 바라보는 투팍의 느끼한 시선을 그저 그런 히어로 영화에서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한 유치한 서사 중 일부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굴복하지 않는 힙합의 제왕‘ 투팍은 1996년 9월 13일 숨을 거두었다. 마이크 타이슨 권투 경기를 보고 돌아오던 차 안에서 총에 맞은 게 치명적이었다. 당시 그는 비기와 날선 랩 배틀을 하던 중으로, 많은 힙합 팬들은 총격 배후로 비기를 지목하고 있지만 아직도 배후는 미궁에 빠져 있다. 강력한 용의자 비기가 이듬해 숨지지 않았다면 사인은 밝혀졌을까. 하지만 비기 역시 천적 투팍과 마찬가지로 총살당했다. 마치 짠 것처럼 경멸하는 이와 닮은 삶을 살다 간 두 래퍼는 20년 넘게 힙합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제 그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차례다. ’All Eyez on Me‘, 2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INSERT CUT. [개봉영화 예고편.txt]은…

수년 전부터 영화 예고편은 단순히 영화를 보고 싶도록 만든 영상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상용화 등 기술 발달이 기점이라는 분석이지만 영화 시장이 커지면서 생긴 다양한 수요자 욕구를 채우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도 보인다. 형태는 제각각이다. 코멘터리 예고편, 메인 예고편, 티저 예고편, 런칭 예고편, 캐릭터 예고편, 1차 메이킹 예고편, 2차 메인 예고편, 30초 예고편……. 크게 다를 것 없는 내용 속에서도 조금씩은 차이를 두고 있다. 그래서 예고편만 쭉 봐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꽤 많다. 국제신문 디지털뉴스팀에서는 공식 SNS, 홈페이지를 통해 매주 1회 개봉예정작 예고편을 꼼꼼히 살핀 글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신동욱 기자 i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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