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개봉한 영화 ‘원더 우먼’은 영화팬들로부터 다양한 유형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그간 DC코믹스는 ‘맨 오브 스틸’, ‘저스티스리그’, ‘배트맨 대 슈퍼맨’,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 관객들에게 강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 심하게는 혹평 일색의 영화를 만들어내며 라이벌관계인 마블코믹스와의 대결에서 번번이 뒤처져왔다.

마블코믹스는 화려하면서도 유머를 섞은 ‘아이언맨’, ‘어벤져스’등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데 반해 DC코믹스는 특유의 무거운 느낌과 함께 다소 맥 빠지는 전개 등이 영화의 흥행을 방해하는 문제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원더 우먼’은 그간의 실패들을 만회할 하나의 기회로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일정부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원더 우먼 포스터

1941년 12월 DC코믹스에 첫 등장한 최강의 여성 히어로 원더우먼이 실사 영화로 제작됐다. 76년 만의 단독 영화화는 여러 기념비적인 의미를 지닌다. 남성으로 영웅으로 가득한 코믹스의 세계관에서 잊혀지듯 소외된 여성 캐릭터는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로 인해 생명을 얻었다.

그간 원더우먼은 배트맨·슈퍼맨과 함께 DC코믹스의 트리니티(Trinity·삼위일체)라 칭해짐에도 캐릭터성이 약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흥행에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 수 없이 많은 프로젝트들이 무산되며 점차 그 존재에 대한 인상만을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향하는 듯 해보였다.

하지만 ‘원더우먼’은 남성위주의 히어로 영화계에서 ‘여성’의 존재를 각인시켜야 하는 일은 모두 원더우먼에게로 향하게 됐다. 해당 작품의 성공만이 이 ‘여성 히어로’를 앞으로도 존치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길로 여겨졌다.

하지만 ‘원더우먼’역을 맡은 갤 가돗이 과거 팔레스타인 폭격을 지지한 이스라엘 여군 출신이라는 점이 알려지자 세계 누리꾼들은 “시오니스트(시온주의자·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는게 목적인 민족주의 운동가)의 영화는 볼 수 없다”며 강한 반발을 받았다.

이 같은 영화 외부에서 제기된 갤 가돗의 ‘시오니스트 논란’ 뿐만 아니라 영화의 내부에도 다수의 논란이 일었다.

해당 영화는 ‘나치 독일’이라는 공통적 적을 내세워 선악구도를 설립하는 데 까지는 성공했으나 영화 속에서 ‘자신의 적’을 쫓으며 병사들을 학살하는 모습이 ‘범인류적 정의’와 ‘사랑’을 말하는 원더우먼의 이름과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리고 있다.

물론 영화에 대한 판단은 관객들의 몫이며, 그러한 판단을 가능케 하는 것은 제작자의 몫이다. 그리고 그 판단을 수용하고 감내하는 것이 제작자의 책임이다.

사진=원더우먼 스틸컷

한편 영화 ‘원더우먼’의 속편 제작이 확정됐다. 워너브라더스의 발표에 다르면 제목은 ‘원더우먼 Ⅱ’다. 속편의 메가폰 역시 1편의 여성감독 패티 젠킨스가 이어잡아 전작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더 우먼’ 줄거리

히어로의 새로운 기준 “내가 원더 우먼이다!”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는 전사로서 훈련을 받던 중 최강 전사로서의 운명을 직감한다.

때마침 섬에 불시착한 조종사 ‘트레버 대위’(크리스 파인)를 통해 인간 세상의 존재와 그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신들이 주신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깨달은 다이애나는 낙원과 같은 섬을 뛰쳐나와 1차 세계 대전의 지옥 같은 전장 한가운데로 뛰어드는데…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