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예술·IT 접목한 다원예술

- 시민 체험·참여형 축제로 기획

“환경, 예술, IT기술, 체험….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요? 자연에서 재밌게 논다고 생각하세요. 함께하는 사람이 즐거우면 그걸로 된 거죠.”

‘에코 아트 트립’은 도심 하천 대천천이 하루 동안 미술관과 공연장이 되고,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이를 둘러보는 예술여행이다. 선선해진 저녁 무렵 대천천 을 걸으며 예술가와 학생들(금명초등학교, 대천리중학교, 부산사대부고)이 만든 설치미술과 리사이클링 작품을 구경하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게릴라 공연을 즐긴다. 강선구 안무가를 비롯해 임승희 엄아롱 이희성 최병훈 등 예술인이 참여해 자연을 주제로 퍼포먼스와 설치미술, 영상을 선보인다. 에코백 만들기, 부채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곁들였다. ‘비콘(블루투스 기반 무선통신장치)’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을 들고 공간을 탐색하면 작품 해설이 제공되는 색다른 경험도 준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알리고 싶은 것은 플라스틱 공해입니다. 매년 800만 ｔ 이상의 플라스틱이 배출돼 바다로 흘러가고, 그것이 잘게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해수면을 떠다니며 바다 생물을 위협합니다.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을 모아 작품으로 만들어 이것이 바다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 알리려 해요.”

그는 지난해 동구 수정동 시장에서 ‘친환경 교통’을 주제로 차를 막고 퍼포먼스와 체험행사를 선보인 ‘에코 아트 트립’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차 없는 거리에서 시장 상인과 주민, 학생이 자유롭게 거닐며 지구 모형 풍선을 굴리고, 뒤집힌 차를 구경하고, 한바탕 신 나게 놀았다.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지역 특성화 사업 우수 사례’ 특별상을 받았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경험한 환경운동은 경직된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것 같았어요. 더 감성적으로 접근해 많은 시민이 즐기면서 공감할 방법을 고민한 끝에 공간을 여행하면서 중간중간 메시지를 넣어 시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 것이 ‘에코 아트 트립’이에요. 처음엔 부정적 시선이 많았는데, 모두 어울려 한바탕 놀 수 있어 좋아하셨어요.” 최 대표는 IT 엔지니어로 시작해 극단 아센 기획팀장으로 7년 일했고, 현재 부산국제춤마켓 기획팀장과 프로젝트GR 대표로 활동한다. 영국, 제주도, 부산 등에 걸친 자유분방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예술을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프랑스와 튀니지로 떠날 예정이다.

“모든 것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어요. 고민하다 보니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됐고,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나 즐겁게 작업하는 것이 삶이 됐어요. 좋은 사람과 행복하게 작업하고, 그것을 나눌 사람을 찾는 것이 예술 아닐까요. ‘에코 아트 트립’ 다음 장소도 정했어요. 바다에서 선보이는 환경과 예술의 만남,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