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걸하는 할머니의 비밀은?

서울 소재 한 지하철역 입구. 가족사를 쓴 종이를 들고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우는 할머니가 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뺑소니 사고로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고, 그 충격 때문에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설상가상 며느리마저 돈을 들고 집을 나가 10대 손자들의 뒷바라지까지 책임지고 있다."

마음을 움직이는 시민들이 늘었다. 돈을 주거나 음식을 사다 주고, 할머니와 대화를 시도하며 응원했다. 말을 못 하는 할머니는 행인들에게 손바닥에, 종이에 글을 써가며 화답했다. 그러면서 가족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할머니가 호소했던 사연은 수상한 소문과 함께 퍼져 나갔다. 할머니가 손자랑 같이 사는 건 사실이 아니며, 김밥 집에서 할머니가 말하는 모습을 본 사람도 있다는 것.

할머니를 지하철역으로 내몰았던 사연은 정말 사실일까. 일주일에 3번, 오후 1시경이면 어김없이 지하철역으로 '출근'하고 5시 무렵 홀연히 사라지는 '퇴근 후' 모습 속에 진실이 있다.

	(사진 = '제보자들' 공식 홈페이지)

◎ 어느 날 사라진 두 아이의 엄마

지나가는 사람 한 명이라도 놓치지 않고 손에 전단지를 쥐어주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결정적인 제보를 해주신 분에게 500만원을 드립니다.'

사례금까지 걸고 남자가 애타게 찾는 사람은 바로 아내. 남자에 따르면, 그녀는 8살과 6살 된 자녀를 두고 지난 3월 말경 집을 나가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집에 설치된 가정용 CCTV 화면을 확인해본 결과 아내는 휴대전화와 신분증, 지갑을 집에 둔 채 사라졌다. 6살 딸의 하원시간 맞춰 어린이집으로 가야했던 아내는 어디로 갔을까.

아내가 사라지기 전, 별다른 일은 없었다는 남편. 행여 아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아내의 행적을 하나하나 짚어가던 중 집을 나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남편은 전단지를 돌리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인터넷 SNS에 제보를 바라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경기도, 대구, 충남, 전북 등에서 보내온 다양한 제보 연락 가운데, 끝내 아내를 봤다는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왔다.

아내를 찾는 과정에서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내의 속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는 남편. 과연 아이들은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오늘(26일) 저녁 8시 55분 KBS2TV에서 방영하는 '제보자들' 33회에서는 '어느 날 사라진 두 아이의 엄마', '구걸하는 할머니의 비밀은?' 편을 방영한다. 신동욱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