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관문 ‘구남로’ 세계적인 거리가 될 수 있을까.

사진=김채호 기자

예산 38억 원을 들여 조성중인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의 관문 구남로(龜南路). 지난해 연말부터 진행된 ‘구남로 문화광장 조성사업’은 해운대구의 역점사업이다. 관계자는 “해운대를 잇는 구남로를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과 같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남로는 세계적인 거리가 될 수 있을까?

■ 세계적인 거리에는 특별함이 있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 중심부에 있는 타임스퀘어(Times Square)는 부의 상징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간판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를 보인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삼성은 국내에만 통하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하듯 타임스퀘어의 옥외 광고판에 걸린다. 가장 빨리 산업의 변화를 반영하는 곳 타임스퀘어의 간판은 생동감마저 느껴진다.

사진=심예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Ramblas Street)는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카탈루니아 광장과 건축물들은 세상에서 가장 매력 있는 길로 만들었다. 인도가 넓고 차도가 매우 좁다. 양쪽으로 예쁜 카페들과 식당 상점들이 있어 걷기 좋은 환경이다. 거리 중간에는 전통시장이 있는데 해운대전통시장이 있는 구남로와 비슷하다.

사진=박정민 기자

■ 해수욕장 ‘명품화 사업’

부산여행의 상징 같은 해운대. 그리고 그 길을 잇는 구남로는 최근 부산시가 발표한 ‘명품화 사업’에 따라 추진된다. 해운대구는 각종 축제나 공연을 유치해 구남로를 사계절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젊음의 거리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사진=해운대구청

지난 18일 구남로는 주말임에도 7월 본개장을 앞두고 공사에 한창이었다. 구남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앞으로 계획된 축제거리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휴식공간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김지혜(34)씨는 “큰 축제가 있을 때만 올 것 같다”며 “땡볕에 나무 그늘 같은 휴식 공간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환(36)씨도 “부산시에서 축제만 유치하면 거리가 유명해질까요”라며 반문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현재 구남로 조성은 기존 도로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시설물과 달리 광장과 버스킹존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 주민불편 사항을 수렴해 점차 담아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채호 기자 chae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