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여러 종교단체가 합동으로 6·25전쟁에서 희생된 호국영령을 위로하는 행사를 연다.

	지난해 여여선원에서 열린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 주최 '6·25 호국영령을 위한 기도회'.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 제공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회장 정여 스님)는 오는 24일 낮 12시 부산 연제구 여여선원에서 '제8회 6·25 호국영령을 위한 기도회 및 작은 음악회'를 개최한다. 하나뿐인 생명을 나라에 바친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며 진정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한다는 취지다. 이 기도회는 2009년 시작해 8회째다. 김계춘 김승주 신부(가톨릭), 강석정 목사(개신교), 월강 정오 보혜 스님(불교), 남궁원 강문성 교무, 양영환 원장(원불교), 김성수 도훈(천도교), 신준성 회장(성균관 유도회)과 6개 종단 신도들이 참석한다.

1부 기도회에서는 여여선원 다도부가 차를 공양하는 '헌다', 정여 스님 인사말, 종교단체별 기도회가 열린다. 불교와 원불교, 천주교와 개신교, 유교, 천도교 등 성격이 비슷한 종교를 묶어 4번 기도회를 진행한다. 2부 추모음악회에서는 추모 시 낭송, 박용섭 부산민속예술단장의 대금 연주, 신혜숙 부산민속예술단원의 살풀이춤, 동래새소리오카리나의 합주, 통도사 '청공중창단'의 합창이 이어진다.

양영환 운영위원장은 "귀중한 생명을 조국에 바친 애국애족, 선공후사 정신을 이어받자는 것이다. 이땅에서 전쟁의 어두운 기운을 몰아내고 화해와 평화의 기운을 채워야 한다. 우리 종교인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종교 간 연합단체인 부산종교인평화회의(대표회장 목종 스님)도 호국영령 위령제를 연다. 오는 23일 오전 11시 남구 유엔기념공원 추모관과 상징 공간에서 여는 '제15회 유엔 전몰 장병 및 호국영령을 위한 합동위령제'이다. 위령제에는 불교, 기독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5개 종단 대표와 신도가 참석한다. 위령제 당일에는 추모 헌화를 한 뒤 각 종단 의식으로 위령제를 거행한다. 대표회장 목종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님들께서 그토록 염원하시던 이 땅의 완전한 자유와 평화의 통일을 64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만을 우선시하는 이기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국가와 민족, 나아가 인류의 자유와 평화의 귀중함을 잃어버리고 나와 너를 분별하고 우리와 너희를 나누고 반목하고 질시했습니다"라는 참회 메시지부터 전할 예정이다.

공동 회장이자 사무총장인 천도교 박차귀 선도사는 "세계 유일의 유엔 성지인 유엔기념공원에서 합동위령제를 열어 이웃 종교 지도자와 신도들이 함께한 지가 15년째다. 종교 간 화합의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