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작 '영해발 부근'도 수록

계간 '해양과문학'은 최근 발간한 20호 (사진)특집으로 '천금성 소설가를 추모하며'를 실었다. 해양문학가 김종찬이 지난해 작고한 천금성(1941~2016) 소설가를 추모하며 그의 인생과 문학을 정리했다. 천금성 소설가는 한국 해양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선구자로 꼽힌다. 그러나 군부독재로 암울했던 1980년대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며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천금성 소설가. 국제신문 DB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님을 따라 귀국해 부산 서구 아미동에 정착했다. 경남고와 서울대 농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한국원양어업기술훈련소를 수료해 어선 갑종 2등 항해사 면허를 취득했다.

1968년 고려원양 참치잡이 원양어선 제53광명호 항해사로 승선해 인도양으로 출어했으며, 바다에서 틈틈이 쓴 단편 해양소설 '영해발 부근'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7년간 원양어선 선장 생활을 하며 해양 장편소설과 창작집 20여 권을 냈다.

학교 선배이자 당시 중앙정보부장 특별보좌관 허문도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전기 '황강에서 북악까지'를 쓰면서 그의 인생은 뒤바뀌었다. 5·18 광주항쟁이 터지면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고 책은 묻혔다. 그는 1년간 취재 끝에 '10·26, 12·12, 광주사태'를 탈고했으나 '윗선의 압력'으로 책을 내지 못하고 좌절했다.

우여곡절 끝에 MBC 방송국 편집위원으로 일하며 자신의 해양소설을 원안으로 해양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 노조에 의해 퇴출당하고, 부산에서 해양소설 집필과 해양문학인 연대에 힘썼다.

2001년 그는 한국해양문학가협회를 결성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12년 설암을 진단받고 투병하다 지난해 작고했다.

김 소설가는 작가 천금성이 지녔던 해양문학인으로서 자부심과 해양문학 장르에 대한 기여, 시대 흐름에 휘말려 지칠 수밖에 없었던 인간적인 면모, 그의 문학세계를 압축했다. 이 잡지는 천금성 소설가의 데뷔작 '영해발 부근'도 함께 실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