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에 사는 한국인이 대륙의 중국을, 단일 민족인 한민족이 다민족 국가인 중국을, 표음문자를 사용하는 한국인이 표의문자를 사용하는 중국인을 온전히 알기는 결코 쉽지 않다."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의 홍보관으로, 또 중국문화원장으로 6년 가까이 베이징에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문화를 알린 저자가 고국에 돌아와 이번에는 한국인에게 중국 문화와 중국인을 알리고 있다.

숱한 사례를 바탕으로 중국인이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보는 프레임을 제시한다. 정보의 파편이 아니라 거대한 중국을 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중국인은 전략적이다. 저자가 베이징에서 일할 때 운전기사는 20년 넘게 한국 사람의 차를 몰았는데 할 줄 아는 한국말은 '안녕하세요'뿐이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한국말을 알면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겼다"고 답했다. 한국인 기사가 중국인 사장의 차를 20년 몰았다면, 틈틈이 배우고 익혀 자랑했을지 모른다.

저자는 나중에 '보안'은 핑계고, 한국어를 할 줄 알게 되면 통역·가이드 등 일이 늘어날까 봐 굳이 배우지 않은 게 아닐까 추측도 했다.

'사드' 배치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우리나라에 유익한 정보도 있다. 사드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끊임없이 주변국과 분쟁을 벌이는 중국을 세 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첫째, 중국이 천자가 다스린 나라였다는 점이다. 황제가 사라진 뒤 주권국가 개념이 생겼지만, 초강대국으로 재기한 중국이 황제 시절의 향수와 주권 개념에 혼선을 빚고 있다. 둘째, 미국의 세계 경영과 중국의 천하 경영이 마주치는 접점에서 사드를 이해해야 한다.셋째, 중국은 '어떠한 상황에도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이 있다. 2011년 중국이 발행한 백서 '중국의 화평발전'에는 국가 주권, 국가 안전, 영토의 완전성, 국가 통일 등으로 적시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