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부산 중구 광복로서 개막식
- 퀴어 퍼레이드, 무슬림패션쇼 등
- 편견과 차별 탓 사회 뒤로 숨었던
- 소수 단체 30여 곳 메시지 담아
- 의상·퍼포먼스 펼치는 무대 마련

장애인이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무대를 활보한다. 성 소수자들이 무지갯빛 복장으로 탁 트인 무대를 거닌다. 이런 패션쇼가 가능할까.

	지난해 부산문화재단이 문화다양성의 의미를 알리고자 연 '문화다양성 네트워크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거리 퍼레이드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 올해 열리는 '문화다양성 주간(21~27일)'에는 더 많은 문화다양성 단체가 참여해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펼친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대답은? '가능'하다. 그것도 공공이 주최한 행사에서 이런 무대가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문화다양성 주간(21~27)' 개막식이 오는 21일 오후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다.

정부는 2014년 제정된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마다 문화다양성 주간을 운영하며, 해당 기간 전국 각지에서 문화다양성의 의미를 담은 행사를 연다. 문화다양성 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별도로 여는데 2015년 청주, 지난해 서울, 올해는 부산이 선정(본지 지난달 5일 자 21면 보도)됐다. 올해 문화다양성 주간은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울산 등 전국 25곳에서 동시다발로 진행한다.

부산에서 열리는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런웨이 프로젝트-문화다양성 꽃길 걷기'다. 문화재단은 나이, 종교, 성, 장애, 다문화 등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소수로 취급받는 문화다양성 관련 단체 40여 곳을 초대했다. 이 중 30개 단체(600명)가 자신의 메시지를 당당히 드러내는 패션쇼를 마련한다. 중구 광복로에 패션쇼 무대를 만들고, 30개 단체 구성원들이 메시지를 담은 의상과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는 런웨이 무대다.

'문화다양성 꽃길 걷기' 참가 단체는 말 그대로 다양하다. 무슬림 전통의상 패션쇼(부산무슬림학생회), 사할린 동포 2세들의 행진(부산사할린동포), 주부들의 목소리(직장동료 연극단), 지팡이 워킹&휠체어 워킹(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너희는 늙어봤냐? 우리는 젊어봤다'(감만할매합창단) 등이 목소리에 맞는 의상과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뿐만 아니라 무지개빛 퀴어 퍼레이드(QIP), 세계귀신행진(아시아공동체학교), 바른동물 사랑 행진(바른동물 사랑시민연대), 귀농 예술인 워킹(거창 귀농 예술인 모임), 입시 교육 비판(부산 아수나로) 등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참가자 면면이 다채롭고, 그간 편견과 차별로 온전히 사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들이 나서는 것이다. 문화재단 박소윤 문화복지팀장은 "지난해 문화재단이 '문화다양성 네트워크 페스티벌'을 열고 소수자의 예술 활동과 목소리를 전했으나 그때는 참가 단체가 15곳에 불과했고 실내에서 진행했다"면서 "이처럼 다양한 단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다양한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에는 어린이, 장애인, 외국인 등 부산 시민 대표 8명이 '부산 문화다양성 선언'을 한다.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문화다양성 놀이터'도 마련된다. 문화재단은 문화다양성 주간 동안 '문화다양성 정책, 다음 10년을 위한 과제' 세미나(20일), 또따또가 문화다양성 예술 축전, 사상구청 '우리는 하나데이' 등 문화다양성의 의미를 전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 홈페이지(www.bscf.or.kr) 참조.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