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도심·금정산 등 각자 시선녹인
- 단편영화 5편 폐막작서 상영

- 중장기 정책 수립 등은 과제로

'제1회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가 의미 있는 첫 도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영화제는 부산이 2014년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로 지정된 이후 처음 열린 관련 공식 행사다.

	제1회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한 해외 감독들. 왼쪽부터 야나 레카스카, 요시마사 짐보, 제임스 워드, 휴 와트, 김대황 감독. 부산독립영화협회 제공

(사)부산독립영화협회(부독협)는 지난 14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제1회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 폐막식을 열었다. 부산과 해외 영화인이 고루 참석한 이날 폐막식 분위기는 유쾌하고 끈끈했다. 참석자들은 부독협이 영화제 시작 3주 전부터 진행한 '레지던시 영화제작 프로그램'에서 공동 작업을 하며 한껏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각자 시선으로 본 부산을 담아낸 단편영화 5편(해외 감독 4명, 한국 감독 2명)은 폐막작이었다.

폐막작 가운데 해외 감독이 찍은 영화에는 부산의 다양한 장소가 담겼다. 영도 깡깡이마을, 중앙동 인쇄골목, 금정산, 다대포해수욕장 등 부산의 역사와 일상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많았다. 아일랜드에서 온 제임스 워드 감독은 "부산의 산이 강렬했고, 등산문화도 인상적이었다"며 금정산을 무대로 고민 많은 여고생의 이야기를 그렸고, 스코틀랜드의 휴 와트 감독은 "부산의 역사가 어린 민주공원과 중앙공원 충혼탑, 중앙동 일대에 이끌렸다"며 원도심을 담아냈다.

다대포해수욕장을 배경으로 남녀의 만남을 그린 불가리아의 야나 레카스카 감독은 "부산에 아름다운 곳이 참 많아 영화를 찍기 위해 또 오고 싶다. 해운대해수욕장 포장마차촌이 특히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참석한 감독들은 모두 "부산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작업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고 전했다.

영화제 기간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로서 부산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폐막식에 앞서 지난 13일 '아시아 최초의 영화창의도시, 부산의 여정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동의대 차민철(영화학과) 교수는 "물적 인프라 중심 정책을 넘어 인재를 키우고 지역 특성을 살리는 중장기 정책이 필요하다. 비전 실현을 위한 민간 주도의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영산대 주유신(영화영상학과) 교수는 "해외도시와 네트워크를 넓혀 지식 및 창의적 자원을 공유하고, 창조적 문화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는 도시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6곳과 부산독립영화제 교류도시 3곳에서 제작된 단편영화 15편이 상영됐다. 유네스코부산 도시영화제는 매년 열릴 예정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