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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든 필연이든, 소중한 우리 가족 이야기

부산서 태어나 스위스로 입양돼 사진작가로 돌아온 스테판 윈터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je.co.kr
  •  |  입력 : 2017-05-08 18:43:2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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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살부터 23년간 찍은 가족사진
- 아트 스페이스서 30일까지 전시

한 살도 안돼 스위스 부부에게 입양된 아이가 40여 년 만에 사진가가 돼 태어난 곳으로 돌아왔다. 부산 해운대구 프랑스문화원 전시장 '아트 스페이스'에서 23년간 찍은 양부모님과 자신의 사진을 선보이고 있는 스테판 윈터 씨 이야기다.
   
한국 출생의 스위스 사진가 스테판 윈터 씨가 가족을 찍은 자신의 작품 앞에 섰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스테판 윈터(43) 씨는 부산에서 태어나 채 한 살이 되지 않았을 때 스위스 로잔느시 외곽 시골마을에 사는 윈터 부부에게 입양됐다. 14살 생일날 부모님에게 카메라를 선물 받은 일을 계기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인 2011년까지 23년간 가족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뒷날 사진전을 열 거라곤 생각지 않은 채 부모님과의 추억 쌓기, 카메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찍은 사진이 6000점에 이른다.어딘가 '입양가정'의 우울한 면이 담겨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면 완전히 틀렸다. 사진 속 세 식구는 유머스럽고 때로 우스꽝스럽다. 윈터 씨는 크리스마스, 생일, 겨울이 시작되는 날 등 가족이 모이는 날  '연출 사진'을 찍었다. 즉흥적으로 집에 널린 물건을 활용했다. 서로 헌 옷을 바꿔 입거나 재미있는 소품을 들기도 했다.

다만, 그가 왜 이런 과장된 연출사진을 찍었을지 생각하면 '입양'이라는 특별한 환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윈터 씨는 "부모님은 소박하고 차분하며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분이셨다. 평범한 집이었지만 교육 등에서 많은 투자를 해주셨고, 부모님과의 갈등은 전혀 없었다"며 "평범하고 평화로운 스위스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로 봐줬으면 좋겠다. 입양의 문제나 갈등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스위스 베베이 응용미술학교에서 사진을 배운 그는 현재 베베이 사진학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지난해 우연히 부모님을 찍은 사진을 정리해 사진집을 내고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사진전을 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부산 프랑스문화원 등이 5, 6월에 걸쳐 개최하는 프랑스 문화축제 '제15회 랑데부 드 부산' 프로그램의 하나로 초청됐다.

2009년 양부모님과 부산에 온 이후 세 번째 부산 방문이라는 윈터 씨에게 출생지에 하는 전시란 어떤 의미일까. "부산에서 삶을 출발했다가 다른 곳에서 삶의 여정을 거쳤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끝낸 작업을 부산에서 전시하게 되니, 뭔가 삶에서 한 단계를 끝내고 마감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우연이든 필연이든 저에게는 매우 특별한 경험입니다. 관람객의 반응이 무척 궁금합니다."

부모님이 찍은 어린 시절 윈터 씨와 14살 이후 윈터 씨가 찍은 부모님의 사진 등 60점을 정리한 '디 윈터(die Winter)' 전은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051)746-0342 

 박정민 기자 link@koo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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