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대 문인 6인 삶·문학세계 조명

'문학과 현실은 동떨어지지 않았다'.

하상일 문학평론가는 신간 '문학으로 세상을 읽다'(작은 사진)을 통해 문학의 시대 저항 정신을 강조했다. 전망 제공

하상일 문학평론가가 '문학으로 세상을 읽다'(전망)에서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는 이 책에서 일제강점기 문학으로 시대에 저항한 문인 6명을 소개하며, 문학과 현실은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고 얘기한다. 그가 이렇게 외친 이유는 무엇일까.

하 평론가는 "요즘 대학에서 인문학과가 잇달아 폐과가 되어 인문학의 위기로 볼 수 있다. 특히 문학은 현실과 동떨어진 교양과목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 같다"면서 "근대문학 100년사를 살펴보면 현대문학은 식민과 분단, 산업화 시대 우리 민족의 상처와 고통을 대변하고, 시대를 선도하는 지성으로 역할을 해왔는데 요즘 들어 이런 부분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두운 역사와 현실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던 한국 현대문학사의 올곧은 문인을 정리해 문학의 사명과 역할을 강조하고자 했으며, 기존의 논문 등을 다듬어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의도대로 책에는 일제의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문학으로 저항한 6명의 삶과 문학세계가 소개되어 있다. 저항시인으로 손꼽히는 윤동주와 이육사, 민족의 계몽의식을 일깨운 소설가 심훈과 일제강점기의 척박한 현실을 그려낸 소설가 김정한, 우리 언어의 아름다움을 지키고자 한 시인 백석, 1930년대 여성문학을 대표한 강경애 등이다. 특히 하 평론가는 요산 김정한 선생에 관한 글에서 그의 문학이 부산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식민지 역사로 상처 입은 동아시아의 다른 지역에도 치유의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 평론가는 1997년 '오늘의문예비평'으로 비평 활동을 시작해 '작가와 사회' 편집주간, '신생' 편집위원 등을 맡고 있다. 동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