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 전가 교수들도 문제" 비판

지난 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 모인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부산 시민에게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재학생들의 손에는 "예술 없이 빛날 수 없다" "예술 교육의 목적은 취업이 아니다" "춤을 사랑하는 청년문화" "청년 예술가의 눈물" "춤추는 세상 흥겨운 세상" 등이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경성대 무용학과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이뤄진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지난 4일 부산 서면에서 폐과 방침이 부당하다며 집회를 열고 있다. 박병민 사진가 제공

경성대 무용학과를 폐과시킬 수 없다는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목소리는 간절했고 거셌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4시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 반대를 위한 거리 공연을 열고 오후 6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학교 측이 제시한 폐과 근거(본지 지난 3일 자 21면 보도) 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경성대 무용학과 폐과 방침은 부당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무용학과 입학생이 줄어든다는 논리로 학과의 문을 닫는 것은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인 경제 논리에 불과하다"며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용학과 중도 탈락률이 높은 것은 "대학이 학과 운영을 제대로 못 하고 교수들의 지도법이 잘못된 탓"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를 무용학과 학생과 지역 무용계가 입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의했다. 대책위는 또 "예술대 졸업생은 독립적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취업률 등 일반 학과와 비교할 수 없는 잣대가 폐과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1년 전 벌어진 폐과 논란이 다시 반복된 것에 깊은 실망감을 표하고 학교 측과 무용학과 교수에 책임을 물었다. 성명서를 통해 "6년 넘도록 학교는 무용학과 측에 학과를 존속시키기 어려우니 대안을 마련하라 했다 한다. 이에 교수들은 기획안을 성실히 제출했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부끄럽게도 3년 전 교수들은 무용학과에 대한 모든 권한을 학교 측에 넘겼다고 하는데 학교 측은 그 권한을 가지고 뭘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학교 당국이 무용학과를 폐과를 강행하면 모든 수단으로 투쟁할 것이다. 근원을 밝혀 책임을 물을 것"이라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날 밤늦게까지 촛불집회 행렬에 동참해 폐과 반대를 외쳤다. 대책위 측은 "평일에는 학교에서 폐과 반대 운동을 이어가고 토요일마다 무용학과 폐과 반대 거리 공연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