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8시부터 밤 12시 방송 진행

"안녕하세요?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DJ '김효성'입니다"

	개국 8주년을 맞아 부산영어방송이 8명의 청취자가 일일 DJ를 맡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임 국장, 일일 DJ 김효성 씨, 초대 손님 3명, 기성 DJ 에릭 리. 서정빈 기자

지난 27일 부산영어방송(FM 90.5/103.3MH) 주파수에서 낯선 이름과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산영어방송이 개국 8주년을 맞아 청취자에게 스튜디오를 '내줬기' 때문이다. 이날 8명의 청취자는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생방송으로 8가지 프로그램의 DJ를 맡아 기성 DJ와 함께 진행했다. 말 그대로 '청취자와 함께하는 방송'이었다. 생방송 두 시간 전, 회의에서 일일 DJ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PD와 작가, 기성 DJ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방송사고나면 어쩌냐"는 일일 DJ의 걱정에 부산영어방송 유정임 국장은 "괜찮다. 사고 안 나려고 방송하는 거 아니다"라고 말해 일순간 웃음바다가 되며 긴장이 풀렸다.

일일 DJ들은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의 애청자들이었다. 지난달 1, 2차 오디션에서 10대 1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부산영어방송의 대표 한국어-영어 프로그램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DJ를 맡은 시민 김효성(38·부산 해운대구) 씨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이 프로그램에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3년 전 건강 악화로 일을 그만두게 돼 허탈했어요. 그러다 듣게 된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힘을 얻었죠. 목소리에는 마력 같은 힘이 있어요. 이 방송을 들으며 의욕적이었던 지난날을 떠올리고 사연도 보내며 큰 힘을 얻었죠."

부산의 여행명소를 전하는 프로그램 '온 더 로드 부산'은 요르단 출신 모에 사디크(Moe Sadiq·29·서울대 대학원생)씨가 DJ를 맡았다. 부산의 부평깡통야시장을 방문한 소감을 방송에서 풀었다. 그는 "부산은 서울과 또 다르게 여유롭고 음식도 맛있고 바다도 좋다"고 했다. 영화 프로그램 '시네 콘체르토' DJ를 맡은 노성웅(38·방과후 영어강사) 씨는 "즐겨 듣던 방송의 배경음악에 내 목소리가 나오다니, 비현실적이다. 게스트도 아니고 프로그램 호스트를 맡다니, 잊지 못할 인생 경험이었다"고 만족했다. 유정임 국장은 "청취자와 함께 진행한 프로그램은 처음인데 호흡이 맞고 분위기도 좋았다. 계속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