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마음 상처' 다룬 대중서
- 서울교대 상담교육 전공 저자가
- 풍성한 사례와 전문가 시선 담아
- "우울 인정하고 돌보는 게 시작"

교육과 학교에 관한 책은 정말 많다.여기에 학습에 관한 책까지 보태면, 그 종류와 양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선생님도 아프다'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문득 눈길이 멈췄다. 학교와 학습을 포함하는 교육 분야의 책은 많고 많지만, 교사의 '마음상처'를 다룬 대중서는 지극히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뒤따랐다.

삽화=박선하. 팜파스 제공

이 분야의 전문서와 논문이야 왜 없겠냐만, 누구나 공감하면서 빨려들어가듯 읽을 만한 친근하고 믿을 만한 책은 꼭 필요하다. 왜냐하면 교사의 마음상처는 단지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들여다보고 공유해야 할 문제다. 학생-교사-학부모로 이뤄진 교육은 우리 사회의 현재를 가꾸고 미래를 밝히기 위해 더없이 소중한 일이며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저자 양곤성은 서울신우초등학교 교사다. 서울교대 대학원에서 상담교육을 전공했고, 상담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냈다. '선생님도 아프다' 또한 교육 최일선에서 일하는 상담 전문가의 경험과 관점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여기서 '현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강요된 과도한(거의 무자비한) 공부와 왕따·폭력으로 학생도 아프지만, 교육의 최일선을 책임진 교사도 아프다. 우리 사회는 이를 교권침해라는 분명한 영역이자 현상으로 규정하고 이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선생님이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과 폭력에 피해를 봤다는 소식은 자주 들려오고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대개의 경우, 그런 소식에 반짝 관심을 기울일 뿐 '그러려니' 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상처 받은 한 인간 또는 인격으로서 해당 교사의 마음 속을 진지하게 깊이 들여다보고 있지는 않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말한다. "그 어떤 교사도 크고 작은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 결과의 일부는 "2009년부터 약 4년 동안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으로 교편을 놓거나 휴직한 교사는 무려 397명…2008년부터 4년 사이 자살한 교사의 수만 73명에 달한다"(19쪽)이다.

이어서 말한다. "이런 교사들의 감정을 가장 잘 공감할 사람은 같은 교사입니다."(20쪽) 현직 교사이자 상담 전문가인 저자가 이 책을 쓴 마음이다. 책에는 사례가 풍성하다. 저자는 "이 글에 나오는 인물, 사건 모두는 실제와 관련 없는 작가의 창작"이라고 밝혀놓았지만, 이 책에 나온 생생한 사례들이 한결같이 교육현장의 사실과 진실을 반영한다는 점은 누구라도 짐작할 것이다.

'선생님도 아프다'는 교직은 성직과 같은 직업일지라도, 교사가 성인인 것은 아니라며 교실에서 생긴 상처와 분노와 우울을 인정하고, 받아안고, 돌보는 데서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아들러 심리학, 긍정심리학, 엘리스의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 등 심리학과 상담학을 성의 있고 능숙하게 활용하면서 선생님들에게 손을 내민다. 교육 현장에서 태어난 책인 만큼, 책 전체가 생생하다.

교사, 교육행정가, 학부모 그리고 교육에 관심 있는 시민과 학생도 함께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