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제 주축 1세대 3명 별세 후
- 성숙·발전 위해 새로운 도전
- '거장의 단편' 신설 등 변화

올해로 34회를 맞는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가 세대교체를 단행한다.

	차민철(왼쪽)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신임 집행위원장과 양영철 전 집행위원장.

1980년 국내 최초의 단편영화제로 창립된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BIFF·1996년 시작)보다 역사가 긴 관록의 영화제이며 지역의 영화예술 생태계를 가꾸고, 신인 영화인을 육성하는 파급력이 크다. 세대교체가 가져올 새로운 도전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사)부산국제단편영화제조직위원회는 7일 '2017년 정기총회'를 열고 차민철(45)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를 신임 집행위원장에 위촉하고, 앞으로 큰 폭의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단편영화제 차 신임 집행위원장은 수석프로그래머를 거쳐 2014년부터 부집행위원장으로 일해왔다. 양영철(54) 현 집행위원장은 5년의 활동을 마치고 조직위원으로 물러난다.

이번 집행위원장 교체는 단편영화제 조직의 변화와도 관계가 깊다. 1980년 창립부터 영화제 구심점 역할을 해온 나소원 상임위원장이 지난해 6월 별세한 데 이어 홍영철 전 조직위원, 고 강일도 전 집행위원장도 작고해 영화제 1세대가 떠남에 따라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조직 안팎으로 내실을 다져온 단편영화제는 이번 세대교체를 계기로 더욱 젊고 진취적인 프로그램과 영화제의 질적 향상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차 신임 집행위원장은 부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화인으로 단편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와 부집행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주빈국 프로그램' '트랜스미디어포럼' 등 새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한국 경쟁 부문' 신설 등도 주도해 아시아 단편영화 강화에도 힘썼다. 그는 파리 한불영화제 사무국장과 부산독립영화협회 대표 등 영화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올해 단편영화제는 이 외에도 거장의 단편을 소개하는 '프리즘' 부문을 신설해 단편영화의 가치를 되새기고 가족이 함께 즐기는 패밀리 부문을 강화하는 등 변화를 꾀한다. 한층 젊어진 단편영화제는 지역 영화의 토대를 더 깊고 넓게 일궈갈 전망이다.

유현주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기획실장은 "집행위원장 교체는 단편영화제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그동안 영화제가 착실하게 규모를 키우며 안정화에 성공했고, 앞으로는 프로그램의 강화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별세하신 세 분의 빈자리를 비롯해 세부적인 조직의 변화는 곧 임시총회를 마련해 신중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