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억 투입 7월 착공 12월 개관
- 전시·공연공간 사업단 위탁
- 서점·커뮤니티 공간 등 조성

부산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는 복합문화공간 'F1963'이 오는 12월 개관을 목표로 구체적인 조성 작업에 들어간다.

	서병수(왼쪽) 부산시장과 고려제강 이이문 부회장이 지난 20일 고려제강에서 'F1963 업무협약'을 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시와 고려제강은 지난 20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 고려제강 옛 수영공장 대강당에서 'F1963 무상사용을 위한 협약식'을 했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고려제강 이이문 부회장이 참석한 협약식에서 양측은 앞으로 20년간 시가 고려제강 수영공장 부지 중 2000㎡를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했으며, 해당 공간에서 연간 150일 이내 전시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업무를 분담하기로 했다.

'F1963'은 고려제강이 1963년부터 2008년까지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공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고려제강이 130억 원을 투자해 리모델링했고, 지난해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관으로 처음 공개되면서 전국구 명소로 떠올랐다. 고려제강은 'F1963' 전체 면적 9240㎡ 가운데 시에 2000㎡을 제공해 전시·공연 공간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상업시설, 중고서점, 도서관, 원예관,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 이미 상업시설에 유명 카페와 맥줏집이 입점해 영업하고 있으며, 오는 3월 예스24의 중고 서점(1960㎡)이 문을 연다. 도서관과 추가 상업시설, 시민과 예술인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시와 고려제강이 함께 만드는 전시·공연 공간은 국·시비 32억 원을 투입해 공공의 성격을 띤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 시가 부산문화재단에 사업을 위탁했고, 문화재단은 다음 달 이 공간 운영을 맡을 사업단을 선정해 전시·공연 프로그램 구성과 개관 준비를 맡긴다. 또 3월부터 공간 리모델링 설계 용역을 실시하고 7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12월 개관을 목표로 한다. 국·시비 32억 원 중 시설 리모델링에 25억4000만 원이 투입되고, 나머지 6억 원가량은 사업단의 프로그램 운영에 쓰인다.

'F1963'의 전시·공연 공간 조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에 민·관 협력의 새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의 문화예술 공간은 시가 조성하고, 민간에 운영을 맡겨 공공이 운영을 주도하는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F1963'는 고려제강이 공간을 조성하고 시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여서 민간의 자본과 시의 공공성이 더해진 새로운 민·관 협력 사례로 볼 수 있다. 과제도 있다. 품격 높은 문화시설을 원하는 기업의 눈높이와 지역 예술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공공성이 얼마나 조화를 이룰지가 관건이다. 제대로 된 전시·공연 공간 조성과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을 기업이 얼마나 뒷받침할지도 꾸준히 협의해야 할 사안이다. 고려제강 이안기 홍보팀장은 "시와 기업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함께 만든 공간인 만큼 복합문화공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