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예총 비판 성명 영향인 듯

부산시가 문화예술인의 건의사항을 듣고 시의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마련한 '문화진담' 결과 보고회를 이틀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해 예술인의 반발을 사고 있다.

15일 시에 확인한 결과, 시는 지난 14일 오후 부산 수영구 고려제강 대강당에서 16일 열 예정이던 '문화진담' 결과 보고회를 취소하고 참석자에게 이를 통보했다. 문화진담 결과 보고회는 시가 지난 9월부터 9차례에 걸쳐 시행한 문화진담에서 나온 예술인의 건의사항을 종합 보고하고, 중·장기 과제로 나눠 어떻게 추진할지 논의하는 자리로 준비했다. 그동안 문화진담에 참석했던 예술인과 관련 기관 관계자, 서병수 부산시장 등 10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시는 최근 부산예총이 시가 내년 문화재단 기본재산 적립금을 삭감한 것을 두고 원상 복구하지 않을 경우 시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성명서를 발표(본지 15일 자 25면 보도)하자 문화진담 결과 보고회를 열기 어렵다고 판단, 긴급히 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행사를 이틀 앞두고 갑작스레 취소 통보를 받은 예술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문화진담의 취지가 서병수 부산시장이 직접 예술인을 만나 건의사항을 듣고 시가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예술 진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으로, 지역 예술계 전체를 위한 행사를 특정한 예술단체가 빠진다는 이유로 취소하는 것이 상식 밖의 처사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최근 시와 부산시의회 사이 불거진 시 고위간부 언행 파동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예술인을 만날 경우 비판의 목소리가 크게 나올 것을 우려해 행사를 취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사를 취소하더라도 문화진담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분석해 시의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