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유병재가 시국 풍자 버스킹 2탄으로 길거리에 섰다.

7일 JTBC에서 방영한 '말하는대로'에는 전직 형사 김복준과 방송인 유병재, 조승연 작가와 함께 출연했다.

이날 유병재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며 서울 왕십리역 광장에 등장한 뒤 "지난 출연에서 시국 정치에 관련된 농담을 몇 개 하고 갔다"며 "앞으로 내가 만드는 코미디에 색안경이 씌어지지 않을까 고민중이다"고 고민을 밝혔다.

	(사진 = '말하는대로' 방송 캡처)

하지만 유병재는 고민 상담을 빙자한 본격적인 스탠딩 코미디를 시작했다. 유병재는 "얼마전 노래방 가서 '붉은 낙타'를 불렀더니 지인이 '좌파여서 이승환 좋아한다'고 하더라. 노래가 좋아서 부른 건데, 내 일상생활에서도 색깔론이 침범하고 있다. 조카가 나보고 빨갱이라고 묻더라. 이상한 얘기하니까 자꾸 숙제 틀린다고 뭐라했다. 50만+20만+30만은 100만이 아니고 26만이다. 경찰이 셌다"며 시국을 비꼬았다.

이어 유병재는 "조카랑 놀아줘야 해서 만화 '명탐정 코난'을 던져줬다"며 내용을 소개했다. "주인공 탐정 추리를 잘해 직접 추리하지 못하고 대역을 써서 추리를 해. 뒤에서 조종하는 거지. 곁에는 의사인지 박사인지 모르는데 물건을 공짜로 대준다. 왜 공짜로 대주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원권 같은 게 있나보지. 원래는 어린애가 아닌데 약인지 주사인지 맞고 어려졌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모두 풍자였다. '대역'은 최순실 씨를, '의사'는 차움의원, '회원'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용했다는 차움의원 VIP 시설을, '약을 맞고 어려졌다'는 건 태반 주사 등 미용 용도의 주사를 박 대통령이 처방받은 사실을 지적한 것이었다.

유병재의 풍자는 계속됐다. 유병재는 "저는 진보나 보수에 대해 잘 모른다. 대강의 이미지는 있지만 여러분들도 막상 정의 내리라고 하면 할 수 있겠느냐. 사전적 정의를 검색해봤다"며 준비해 온 대본을 읽었다.

유병재는 진보주의에 대해서는 "시대적 역사적 배경에 따라 상대성을 띄는 개념으로 현상 유지보다 변화에 중점을 두는 형태"라면서도 보수에 대해서는 "집회가 끝나면 보수를 받는 형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버이연합 등 자칭 보수세력이 집회 이후 일정한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을 풍자한 것이다.

능청스럽게 풍자를 시작한 유병재는 "눈치채셨을 수도 있지만 제 발언이 100% 사실은 아니다. 약간의 각색과 MSG를 첨가한 것이다. 쉽게 말해서 거짓말이다. 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크쇼에서 거짓말을 한다면 잘못이지만 저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러 나온 것이다"며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속 대사를 인용해 "정치인은 진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을 사용하고, 예술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거짓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유병재는 작심한 듯 거짓말을 시작했다. 유병재는 "뒤에 카키색 옷 입은 사람이 내 매니저다. 매니저 형은 10년간 동고동락했다. 제일 사랑하고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내 매니저일뿐만 아니라 스타일링과 대본 작성과 수정까지 도와준다. 매니저 형과 등산을 갔다. 등반 시 주의사항이 있다. 겨울이 미끄러워 아이젠 착용해야 하고 얇은 옷 겹쳐 입은 뒤 고산병에 대비해 비아그라도 복용해야 한다"고 수준 깊은 풍자를 보여줬다. 물론 매 발언의 끝에는 "거짓말"이라는 전제가 붙었다.

유병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대국민담화를 에둘러 비판하며 버스킹을 마무리했다. 유병재는 "등산을 갔다가 형을 잃어버렸다. 아시다시피 밤의 산은 엄청 깜깜하다. '배낭에 초 있으면 불 좀 켜봐라'고 했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말은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때 매니저가 정상에 올라가겠다더라. 너무 짜증나서 이상한 소리 하지말라고 언성을 높이며 휴대폰 배터리 잔량을 물어봤는데 형이 '5% 정도 남았다'고 하더라"며 "5%면 내려와. 5%면 내려와야지"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지적한 것이다.

유병재는 "제가 준비한 건 여기까지. 끝나고서 질의응답을 받았는데 오늘은 질문 안 받겠다. 다음에 받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끝까지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태도를 지적했다. 신동욱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