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12일까지 미광화랑

소시민의 삶과 그들이 사는 풍경을 맑고 정겹게 그리는 설종보 작가가 신작 전시회를 연다. 설 작가는 2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미광화랑'(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삶의 정경-Scene of life' 전을 연다. 4호짜리 소품부터 100호짜리 대작까지 20점을 선보인다.

설종보 작가의 '부산 청사포, 밤 고둥잡기'. 미광화랑 제공

설 작가는 삶의 이야기가 담긴 풍경을 찾기 위해 10년 동안 꾸준히 전국을 답사하고 있다. 거주지인 부산에서 시작한 여정은 제주, 강원, 남도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학 졸업 후 3년간 교편을 잡았던 제주도의 정경을 그린 작품만으로 제주 서울 대구에서 전시했다.

이번 전시에는 충남 서산 간월암, 제주 대평마을, 부산 청사포, 통영 동피랑마을, 강원 강릉 풍호연꽃마을 등의 '정경'이 담겼다. 풍경이 아닌 정경이라는 점이 설 작가 작품의 포인트다. 현재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라 작가의 감정과 기억이 들어간 풍경이 정경이다. 지금은 없는, 잃어버린 풍경을 재현한 것이다.

'봄날 원조어묵집'.

설 작가는 "부산 청사포 밤바닷가에서 등불을 들고 고둥을 잡는 사람의 모습에서 어둠같은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 발언하는 사람을 생각했다"며 "등불을 들고 길을 비추면서 걸어가거나, 찬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걸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는 힘든 삶이지만 실망하지 않고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설 작가는 내년에 부산에서 출발해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를 답사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