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 지난 17일 전문가·시민 공청회
- 해양문화·개항 등 부산 근대사
- 전시·연구 거점 활용 의견 다수

# 동광동 청자빌딩

- 생활문화센터로 리모델링 중
- 소극장·커뮤니티홀 등 구성
- 민예총·또따또가 입주 희망

부산시가 원도심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이하 옛 한국은행)'와 '청자빌딩'이 문화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 원도심의 근대 역사문화 유산이 새로운 문화·관광 자원으로 주목받으면서 원도심 문화 부흥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활용을 위한 공청회가 지난 17일 부산문화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려 전문가와 시민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옛 한국은행이다. 시는 2011년 건축 1세대 이천승, 홍순호 씨가 설계한 옛 한국은행 건물을 사들여 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건립 지원 사전평가'에서 탈락(본지 지난달 26일 자 6면 보도)하자 활용 방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고 지난 17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전문가와 시민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부산의 특징을 살린 해양문화와 개항 역사를 아우르는 근대사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부산근대역사관과 차별을 두기 위해 미술 전시까지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근대역사관과 이곳을 두 개의 중심축으로 두고 근대사 전시와 연구 거점으로 삼자는 주장이 많았다.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경성대 강대민(사학과) 교수는 "지난 5년간 전문가 토론과 연구 끝에 옛 한국은행을 근대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시가 건물 용도를 다시 정하겠다는 게 불합리하다"며 "부산의 정체성인 해양문화와 개항, 덜 알려진 독립운동과 임시 수도 역사까지 담은 전시·연구·교육 공간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동아대 김기수(건축학과) 교수도 "이 건물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공간 구조상 전시가 불가능하다. 인근 주차장 부지까지 포함해 제대로 된 근대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했다. 티엘갤러리 구본호 관장은 "이 공간이 시민의 품에 돌아오는 것부터 알릴 필요가 있으며, 박물관 명칭에 집착하기보다 역사성을 살리면서 문화가치를 높일 방법을 찾자"고 했다. 시 김병기 문화관광국장은 "내년 국비 확보를 위해 다음 달까지 용도를 정해야 하는데 공청회에서 근대역사 공간 활용 요구가 많은 만큼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동광동 청자빌딩

부산 중구 동광동 청자빌딩은 지역 문화단체의 입주 희망이 잇따르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1918년 세워진 청자빌딩은 부산 최초 금융기관인 옛 한성은행 부산지점이 입주했던 곳이다. 이후 상업 개발과 보존을 놓고 논란을 빚다 시가 지난해 18억5000만 원을 들여 매입하고 국·시비 7억5000만 원을 들여 생활문화센터로 리모델링 하고 있다. 시는 청자빌딩을 생활문화 거점 공간으로 만들고자 소극장, 교육공간, 커뮤니티홀을 조성 중이며 부산문화재단에 운영을 맡겨 구·군 생활문화센터를 지원하고 시민동아리 활동 거점으로 쓸 예정이다.

그러다 최근 (사)부산민예총이 청자빌딩에 입주하고 싶다는 의향을 시에 밝혔다. 이를 계기로 이곳을 문화계와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부산민예총 측은 "민예총이 활동을 시작한 첫 건물이 청자빌딩이고, 원도심 문화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할 곳이 필요하다. 청자빌딩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원도심 문화 부흥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구 중앙동에 거점을 둔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도 안정된 창작 활동 공간 확보와 시민 소통을 위해 청자빌딩 입주를 희망한다. 시 관계자는 "이 공간은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목적이며, 문화계의 요구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중구 대청동 1가 44 -연면적 6506㎡, 대지 3473㎡ -매입대금:88억6400만 원(5년 분할 납부) -1910년 옛 조선은행 터, 1963년 국내 건축 1     세대 이천승, 홍순호 건축 작품. 2013년 부산   시 문화재자료 지정·고시, 2015년 한국은행     매매 계약 체결

◇ 청자빌딩 생활문화센터 -중구 동광동 3가 11(옛 한성은행 부산지점) -부지 363㎡, 연면적 652㎡(지상 3층) -사업비 7억5000만 원(국비 2억7600만·시비    4억7400만 원) -2015년 부산시 매입. 2017년 하반기 완공 목   표 다목적 소극장, 갤러리, 카페, 동아리실,      커뮤니티홀 등 조성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