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마켓·공연·전시 한번에
- 마지막 '핼러윈' 콘셉트 성황

- 마켓 평균 수익 1500만원에다
- 서면에서의 관객 호응도 좋아
- 차별화 전략 없는 점은 아쉬워

부산문화재단이 올해 처음 시도한 '동천로 거리예술 축제'가 지난 22일 마지막 행사를 열었다. 문화재단은 시민의 문화 향유와 청년 작가 소개를 위해 부산진구 서면 동천로(놀이마루~NC백화점)에서 아트마켓, 공연, 전시 등을 펼친 거리예술 축제를 지난 5월부터 매달 열었다.

'동천로 거리예술 축제'의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 시민들이 아트마켓을 지나며 청년 작가들의 예술품을 구경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올해 마지막 축제 콘셉트는 '핼러윈 파티'. 동천로를 꽉 채운 아트마켓 위로 핼러윈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호박 인형이 주렁주렁 달렸고, 영화 '부산행'에서 튀어나온 듯한 좀비들이 오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놀이마루 앞에 설치된 아트마켓에는 청년 작가가 만든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보려는 인파가 몰렸고, 다른 편에는 즉석 캐리커처를 구경하는 사람이 인산인해였다.

NC백화점 앞에선 오케스트라 공연이 한창이었다. 이안오케스트라의 '부산 갈매기' 연주에 구경하던 이들이 박수와 함께 춤을 추는 흥겨운 풍경도 연출됐다. 바로 옆에 펼친 레드카펫 위에는 꽃을 품은 신발 여러 켤레를 전시하고, 맞은편 부전도서관 앞에는 아이들 놀이판이 펼쳐졌다. 미술 전공 학생들과 아이들이 버려진 박스에 그림을 그려 넣으며 아트박스를 만드느라 정신없었다.

청년문화단체 퍼포먼스클럽 회원들이 직접 조각상으로 변신해 시민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학생 김연경(여·23) 씨는 "이곳을 자주 지나다니는데 구경거리가 많아 생기가 돈다. 사람이 몰려 복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고 말했다.

문화재단이 동천로에서 거리예술 축제를 시작한 것은 두 가지 의도에서다. 먼저 부산 청년 작가의 재능을 더 많은 이에게 보여주고자 했다. 자신의 예술품을 작업실에만 놔두는 것보다 길거리에서라도 아트마켓을 차려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수익은 덤으로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많은 예술가가 공연장을 구하지 못해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데, 거리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했다. 다른 하나는 거리에 예술을 집어넣어 시민이 어디서든 문화를 향유하게 하자는 취지였다.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 부산시민공원, 송상현광장 등에서 버스킹과 아트마켓이 열리지만, 공간이 제한적이라 이를 누리는 이는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사통팔달 번화가 서면은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뤄 누구나 지나다니며 예술을 접할 수 있다.

레드카펫 위의 신발 전시.

그 결과는 어떨까. 아트마켓은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아트마켓 평균 수익이 15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판매가 활발히 이뤄졌고, 청년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이도 늘었다. 아트마켓에 참가한 한 작가는 "나만의 작품을 소개할 기회가 필요했는데 그런 장이 마련돼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첫 사업이다 보니 아쉬움도 있다. 청년 작가를 다수 초대했다고는 하나 다른 아트마켓과 차별화된 전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로가 혼잡한 동천로에 전시, 공연, 예술체험을 각각 늘어놓다 보니 시민에게 인상 깊게 거리예술 축제를 각인시키기에 한계가 있었다. 시민과 예술가가 뒤엉켜 거리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되는 거리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기에는 부족했단 얘기다. 문화재단 허장수 청년문화팀장은 "내년에는 부산시교육청과 협의해 놀이마루에 아트마켓을 마련하고 거리에서 다양한 예술 공연을 펼쳐 축제를 더 활발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