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불교동아리 10명 안돼
- 청년층에 포교 위해 후원 시작
- '대학생불교발전토론회'도 개최
-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게
- 법당 현대화 등 변화 강조

대학교 불교동아리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인 스님이 있다. 부산 동래구 부전선원 주지 안국스님이다.

부산 동래구 부전선원의 주지 안국 스님이 대학생을 위한 포교 활동에 나선 계기와 앞으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안국 스님은 부산대에서 대학생불교발전토론회 '붓다, 그 답을 알고 있다'를 지난 7일 개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부산연합회장 심산 스님과 동아시아 불교문화학회장 이진오(부산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한 내실있는 행사였다. 토론회를 끝낸 안국스님을 부전선원에서 만나 대학생 포교에 전력을 쏟는 이유를 물었다.

"부산대 불교동아리인 불교바라밀회 회원이 20년 전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재학생이 3만 명인데 회원이 10명 미만이에요. 그나마 살아있는 동아리는 이것 하나입니다. 두 개는 진작 사라졌습니다."

안국 스님은 3년 전 불교문화학회의 토론장에 참석했다가 청년층 불교신자가 급속히 감소했다는 발표를 들었다. 대학생 불교신자가 감소하는 것은 큰 위기라고 생각했다. 향후 사회의 지도층이 될 대학생 신자가 줄어든다면 미래에는 불교가 더욱더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 것이다. "우리의 전통종교가 지금 할머니 세대가 돌아가시면 큰 위기를 맞겠구나 싶었습니다. 발표를 들은 다음 달부터 동아대 부산대 서울대 불교동아리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동아리를 운영하려면 재원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매달 운영비로 얼마를 송금하고 수시로 전화해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묻습니다. 부산대는 월 1회 만나 의견도 교환합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이 불교와 점점 멀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그들이 다시 불교로 돌아오도록 할 수 있을까. 이는 비단 불교만의 문제가 아닐테다. 안국 스님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700년 된 불교가 서양 문물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콘텐츠 개발에 소극적이었다"고 진단했다. "불교는 절과 염불이 기초인 힘든 프로그램입니다. 옛날에는 밥을 먹으러 절에 오기도 했지만, 의식주가 해결된 지금은 절에 갈 강력한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청년층이 불교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안국 스님은 환자의 병을 치료할 때처럼 대학생 포교를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설 면에서는 불교 동아리 법당을 현대화하고, 불교문화 면에서는 장유유서의 관행을 개선해 청년 신자가 대화와 토론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통한 포교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국 스님의 대학생 대상 포교를 모든 신자들이 좋아하지는 않는다. '먹고 살 만한' 대학생을 왜 도와주냐고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신자도 있다. 장애인이나 병자 등이 우선순위 아니냐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사회인이 되는 건 금방입니다. 십년이 걸리지도 않아요. 그들이 좋은 가르침을 받고 사회인이 돼 회향하는 것이 불교 발전의 빠른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대학생들은 앞으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법을 잘 가르쳐 사회를 모범적으로 이끌도록 도와야 합니다. 부산에 긴 세월 오래 가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있던가요. 근로자는 외면하고 자기 욕심만 차리다 망하는 식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