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한림원은 13일 오후 8시(한국시각)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밥 딜런"이라고 발표했다. 선정 사유는 "위대한 미국의 노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한 공로"라고 스웨덴 한림원은 밝혔다.

밥 딜런은 한국의 기성 세대에게는 시인보다는 가수로서 널리 사랑받았다. 하지만 밥 딜런은 가수이면서 뛰어난 시인, 사상가, 철학자로 평가된다. 194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그는 태어났다. 러시아계 유대인 집안이었다. 미네소타대학에 들어가 문학을 전공했지만, 도중에 자퇴하고 음악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1962년 가수로 데뷔하면서 포크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곧장 세계의 청년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때 본명인 로버트 앨런 지머맨 대신 평소 흠모했던 시인 딜런 토마스의 이름을 따 밥 딜런이라는 예명을 가졌다.

그는 시적인 가사를 직접 쓰고, 서정적인 노래를 작곡했으며, 노래로 부조리에 저항하고, 불의에 분노했다. 이는 1960년대 이후 한국 문화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줬다. 1960년대 활동한 포크가수 양병집부터 1990년대 최고 가객 김광석에 이르기까지 숱한 대중음악인이 그의 노래를 번안해 부르거나 그의 가사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 한국의 저항가수, 음유시인 개념은 밥 딜런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밥 딜런은 문학 철학 정치 사회를 넘나드는 시적인 가사와 시로 자유와 저항, 생명과 영성을 노래해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됐다. 하지만 가수로 여겼던 밥 딜런이 실제로 노벨문학상을 타자 세계 곳곳에서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문학의 틀에 머물지 않고, 음악과 시와 사상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영혼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스웨덴 한림원의 결정에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