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투자 사업자에 부지 제공
- 시설 설치비 등 3년 80억 조건

- 상업공간 변모 주객전도 가능성
- 가건물 가려 미관 해친단 지적도

영화의전당이 관객을 유입하기 위해 80억 원 규모의 야외공간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영화의전당 야외공간 활성화 사업 대상지인 광장 모습. 국제신문 DB

영화의전당은 다음 달 22일 '야외공간 활성화 사업'의 민간투자 사업자 공모를 받는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업은 민간투자 사업자가 영화의전당 야외공간에서 최신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부산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영화스타 팬미팅, 영상콘텐츠 전시, 영화 OST 페스티벌, 한류콘서트 등 문화사업을 필수로 진행하면서 국내외 기업 및 단체들을 위한 공간 대관, 패션·뷰티·음식 등 분야에서 인지도 높은 브랜드 임대 사업, 광고 사업 등을 전개한다는 내용이다.

대상 부지는 영화의전당 야외광장 우측의 영화진흥위원회 사옥 부지(Zone 1·5461㎡)와 영화의전당 건물 앞 광장(Zone 2·1915㎡), 비프힐 뒤쪽(Zone 3·415㎡) 등 총 7791㎡이다. 영진위는 사옥 건립 전까지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업기간은 3년이다. 영화진흥위원회 부지는 사옥 건립이 추진될 경우를 대비해 1년에 단위로 계약을 연장한다. 영화의전당은 민간투자자가 3년간 설치·운영·관리 등 제반비용으로 80억 원을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영화의전당은 또 민간투자자가 투자비와는 별도로 매출의 15%로 예상되는 약 21억 원을 3년간의 부지 이용료로 지급하는 조건을 걸었다. 대상 부지에는 정식 건물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가건물을 세워 사업을 벌여야 한다. 영화의전당은 이번 사업을 준비하며 서울 건국대 앞 '커먼그라운드'같은 컨테이너 형태를 생각했지만, 사업제안자의 아이디어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부산의 자랑거리인 영화의전당 건물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의전당이 가건물에 가려 특유의 아름다움을 잃는다면 집객에 성공하더라도 환영받기 어렵다. 또 민간투자자가 사업성을 위해 문화사업보다 임대사업에 열을 올린다면 영화의전당이 상업공간으로 변해 주객이 전도될 가능성도 있다.

최진화 영화의전당 대표는 "현재 전당 주변에 유동인구가 적어 관객 유입에 한계가 있고 야외공간은 겨울 전후인 일년의 절반은 사용할 수 없다"며 "올해 들어 배우와 감독을 초청해 시민과 만나게 하는 방법으로 전당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 대표는 "이번 사업은 수익보다 집객이 목적이며 민간투자자가 수익성에 경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후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주요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이번 사업이 성공한다면 향후 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후 지상 공간 활성화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오는 12월 1일부터 23일까지 설치공사를 거쳐 24일 개시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