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개봉한 영화 '그녀'(감독 스파이크 존즈)에서 실연남을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테오도르 역)는 극중 '사만다'로 불리는 목소리에 마음을 빼앗긴다. 목소리 연기는 스칼렛 요한슨이 맡았지만, 극중 목소리 '사만다'는 그저 외로운 인간에게 최적화된 알고리즘일 뿐. 사만다는 호아킨 피닉스와의 통화를 통해 경험을 얻어 성장할 수는 있어도 감정적 교감을 하지는 못했다.

(사진 = '내 귀에 캔디' 방송 캡처)

26일 방영된 '내 귀에 캔디'는 PD가 밝힌 것처럼 영화 '그녀'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상호교감이다. 출연자들은 물론, 익명의 목소리인 '캔디' 역시 위로를 받고 있다. 둘다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배우 지수의 캔디 '열아홉 순정'의 정체는 개그우먼 이세영이었다. 지수는 마지막 순간 '열아홉 순정'과의 통화에서 "후폭풍이 두렵다. 이것이 끝난 후 너에 대한 그리움이 남을 것 같다"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세영 역시 "통화가 부끄럽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너가 편해졌다는 거겠지. 공감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좋았다"며 속내를 터놓았다.

곧 정체를 드러낸 이세영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어느 곳에서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수와) 통화하면서 솔직한 이세영 그대로의 모습일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였다. 둘의 통화는 끝났지만, 지수와 '열아홉 순정' 이세영의 통화는 영화 '그녀' 속 기계음과는 다른 완벽한 교감으로 남았다. 신동욱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