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셈블리 주최 '코리아 시즌'
- 5작품 중 부산단체 2곳 참가
- 극단 맥 연극 '비나리' 공연
- 관객들 "우리 삶 같다" 공감
- 그루잠 프로덕션 '스냅'
- 유럽 마술잡지 소개 등 주목

부산의 연극과 마술이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입성했다. 지난 5일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부산 극단 맥의 연극 '비나리(BINARI)'와 마술 공연단체 그루잠 프로덕션의 '스냅(SNAP)'이 공연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 극단 맥이 에든버러 중심가 로열 마일에서 '비나리' 공연을 홍보하고 있다.

두 단체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주요 극장인 어셈블리(Assembly)가 주최하는 '코리아 시즌'에 참가하고 있다. '코리아 시즌'에는 5개 공연이 초청됐는데, 이 중 2개가 부산 공연단체의 작품이다. 나머지 세 작품은 국악 공연 '타고', 넌버벌 퍼포먼스 '쉐프', 뮤지컬 '씽씽욕조와 코끼리 페르난도' 등이다. '코리아 시즌'은 5~29일 어셈블리가 운영하는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극단 맥은 지난달 프랑스 아비뇽 오프(OFF) 페스티벌에서 '꼭두'를 상연한 뒤 영국으로 건너왔다. 아비뇽 페스티벌에 참여한 것은 올해로 4번째지만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올해가 처음이다.

극단 맥의 이정남 대표는 "프랑스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포스터를 붙일 곳도 마땅치 않고 거리 홍보도 막연하다"고 웃으며 "그러나 현지 관객의 반응이 좋아 고무적이다. 매일 100여 명이 공연장을 찾고 있다. 'Excellent(훌륭하다)' 'Wonderful(멋지다)' 등 찬사를 보내고 '우리 삶 같다'고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도 있다"고 전했다. 영국 유명 코미디언 스티븐 아모스(Stephen K Amos)의 토크쇼에 초청돼 쇼케이스도 가졌다고 했다. '비나리'는 맥의 대표작으로 굿, 가면극, 동래야류 등 한국 전통연희를 연극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헌신 등 인생살이의 고달픔을 그렸다.

	그루잠 프로덕션이 현지 프라이빗 파티에 초청돼 찍은 단체사진.

그루잠 프로덕션이 선보이는 마술쇼 '스냅'은 마술과 그림자 퍼포먼스, 미디어 아트, 코미디 등을 결합한 공연이다. 페스티벌을 앞두고 유럽의 유명 마술 잡지 '매직 서큘러(The Magic Circular)'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루잠 프로덕션 김철규 씨는 "거리에서 공연 홍보를 하고 있는데 반갑게 맞아주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수준높은 문화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공연예술의 우수함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947년 시작된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전 세계에서 온 3000여 개의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해 16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