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 꽃다운 나이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강제로 배에 오르던 영도다리 아래 부둣가에서 그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린다. 일본군위안부해원상생한마당 추진본부(이하 추진본부)는 오는 13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영도대교 아래 유라리광장 친수공간에서 '제13회 일본군 위안부해원상생대동굿'(이하 해원상생대동굿)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열렸던 일본군 위안부 해원 상생 한마당 행사.

1993년 시작된 해원상생대동굿은 일제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가 꽃다운 몸과 마음을 짓밟힌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넋이 천상에 가도록 기원하고, 생존해 있는 피해자들의 한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범민족 문화행사다. 올해는 백산안희제선생독립정신계승사업회, 민족미학연구소, 부산민예총, 부산여성단체연합, 일본군위안부피해자역사·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부산 중구청이 지원했다. 이효재 전 이화여대 교수,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 백산기념사업회 윤광석 이사장,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 부산대 오상훈 교수가 대회장을 맡았다.

해운대, 용두산 공원 등에서 열린 해원상생대동굿은 올해 개최지를 영도다리 아래 부둣가로 정했다. 추진본부는 "피와 눈물을 싣고 떠났던 연락선이 닿았던 연안 부두 한 켠에 새로이 터를 벌임으로써 일본군위안부해원상생한마당의 진중함은 더욱 깊이를 더할 것"이라 밝혔다.

행사에는 지역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한다. 예술감독은 민족미학연구소 채희완 소장이 맡았다. 오후 7시 춤꾼 박재현·정기정, 뮤지션 '브록스밴드'·'곱창카레', '우창수와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이 거리 공연을 시작한다. 오후 8시 본 행사 1부 청신마당에서는 강은교 시인의 시 '소녀여, 소녀여'를 낭독해 위안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극단 자갈치의 '열네살 무자', 춤꾼 오영숙과 서라 예술단의 '청신시무'가 펼쳐진다. 이때 박재열 작가의 나무로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등장한다.

2부 해원상생마당에서는 바리톤 김창돈의 '광야에서', 춤패 배김새의 '오방신장무', 싱어송라이터 안혜경 씨와 뮤지션 '아이씨밴드'의 노래에 이어 '킬라몽키스'의 춤과 '창작탈춤패 지기금지'의 '소리굿 아구'를 볼 수 있다. 이어 소녀상에 꽃을 바치고 모든 이들의 마음에 소녀상을 모시는 '지전춤' 등 대동 퍼포먼스로 마지막 송신마당을 마무리한다. 행사장 주변에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역사문학관 설립 기금 마련 등 각종 부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