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내가 가는 이 길이 내가 지금 죽는다 해도 후회 없이 눈 감을 수 있을까? 나는 얼마만큼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왔는가? 창밖에 쏟아지는 빗줄기만큼 수많은 질문이 나를 향해 물음표를 제시한다.

저자는 동부아프리카를 여행하던 중 마사이족의 족장을 만난다. 그에게 자신의 배낭에 있는 신기한 물건들을 자랑하듯 모두 꺼내 보여주었다. 이를 빤히 쳐다보던 족장이 "이 모든 것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줍니까?" 라며 깊은 울림의 질문을 던졌다. 그때 그는 그것들이 정말 자신을 행복하게 해 주는지 따져보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것만 챙겨서 다시 가방을 꾸렸다. 그 후 남은 여행을 하는 동안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으며 훨씬 더 즐겁게 여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여행한다고 제임스 리셀 로웰은 말하였다. '삶은 여행이다. 그다지 길지도 않을뿐더러 한 번밖에 할 수 없는 이 여행이 우리가 가진 전부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여행 가방이 짓누르는 무게에 시달린다. 황무지로 떠나는 여행을 상상해 보자. 짐을 어떻게 꾸려야 할까?....많지도 적지도 않은 짐이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낯선 곳을 탐험하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내가 꼭 가져가야 할 것은 무엇인가?"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인생의 짐이 너무 무거워 버겁지는 않은지. 그 짐을 버리지 못해서 그대로 짊어지고 가는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인생의 절반이란 중년의 나이가 아닐까? 중년! 가장 좋은 시절은 이미 지난 것은 아닐까? 지금 이 모습 이대로 살아가야만 할까? 내가 짊어진 짐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수없이 많은 질문이 던져지는 시기가 이즈음 아닐까 싶다. 마치 제2의 사춘기처럼.

'중년을 어떻게 묘사하든 인생의 절반 무렵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리고 짐을 가볍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 시기에 접어든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자문한다. 지금쯤은 그래도 뭔가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면 적어도 내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 하는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 본문 중에서

인생이란 결국 삶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내면의 과정이다. 이 긴 항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영혼 이외에는 누구도 자기 삶을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17세기 철학자 베네딕트 스피노자는 "행복이나 불행은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의 물질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 후 300년이 지난 오늘날, 이 책을 통해 말하려는 것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일도, 물질도, 소유도 아닌 그저 우리 자신일 뿐이라고.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우리는 한 번쯤 자기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가진 이 모든 것들이 정말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가?"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