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 교수님께 연락처 받고 전화드리는데요~ 저희가 이번에 공연하는데 취재해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

	지난 21일 열린 '힙합 가수 고온(Go On)과 함께하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 공연.

앳된 목소리, 들뜬 분위기, 대본이 있을 것 같은 어색함. 경황없는 통화였지만 왠지 '신선'했다. 메일로 받은 자료로 이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동의대 경영학과 학생들이 전공 수업인 '지역문화예술기획'에서 직접 연출과 기획을 해 공연을 연다는 소식이었다. 대학생이 만든 부산 인디 뮤지션 공연은 어떨까. 호기심이 공연장으로 발길을 이끌었다.

지난 21일 오후 6시에 찾은 중구 중앙동 아르케x프리덤(백년어서원 1층)은 리허설로 분주했다. 2010학번 임세훈 외 9명이 스태프로 천사·고양이 머리띠를 끼고 풍선으로 공간을 꾸미고, 음료 맥주 간식을 준비했다. 이들은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 TV 프로그램을 통해 힙합이 인기를 얻는 분위기에 맞춰 '힙합 가수 고온(Go On)과 함께하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라는 공연을 기획했다.

기획, 연출, 진행, 홍보, 회계 등으로 역할을 나눠 공연 성격, 가수 섭외, 포스터 제작, 온·오프라인 홍보 등 모든 것을 실제 공연처럼 진행했다.

2013년 싱글앨범 '변한 사이'로 데뷔해 부산록페스티벌 등에 서는 등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힙합 뮤지션 고온은 비전문가인 대학생들의 공연 무대에 서지만, 불편하기보다 신선해서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20대의 설렘과 에너지 덕분에 잃어버린 열정을 찾은 기분"이라며 "함께 아이디어도 공유하며 잘 준비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오후 7시가 되자 관객이 입장했다. 20여 명은 입구에서 나눠준 형광 팔찌를 끼고 의자에 앉았다. 남녀 진행자는 "조세호 씨는 안 오셨나 봐요?" "말해 YES OR NO!" 등 유행하는 코멘트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간혹 어색했지만,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어 고온은 자기 노래에 담긴 인생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 놓으며 노래했다. 남에게 비친 내 모습을 고민한 '리플렉션(Reflection)', 3년간 버스킹하던 시절의 '해운대', 가족사를 담은 '아빠' 등 생각 거리를 던지는 시간이었다. 이어 의자를 치우고 '변한 사이' '너' 등 열정의 무대가 이어졌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라는 공연명처럼 이벤트, 공감 가는 이야기,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모두가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2007학번 진형준 씨는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열어보니 수요자(관객)를 중심으로 한 진행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뿌듯해했다. 담당 교수이자 공연기획사 프리덤콘서트 대표 김광우 씨는 "실질적 기획을 통해 전문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했다. 젊은 세대의 부산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음 달 4일 오후 7시에는 두 번째 팀이 지역 뮤지션 아띠밴드와 함께 힐링을 주제로 '어서오세요, 여름밤'이 이어진다. 입장료 1만5000원. 문의 010-4064-6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