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연 지휘자가 경기필하모닉을 지휘하는 모습.

- 성시연이 이끄는 경기필이 맡아
-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 협연

2016년 통영국제음악제의 문을 성시연과 그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의 하모니가 연다. 성시연(40) 지휘자는 25일 오후 7시30분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을 앞두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음악제에 꽃이라 불리는 개막 공연에 설 수 있어 영광"이라 소감을 전했다.

국공립 최초 여성 지휘자인 성시연은 2006년 헝가리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2007년 보스턴 심포니에서 최초의 여성 지휘자이자 최초의 한국인 지휘자로 무대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최근 경기필의 역량을 한 층 더 끌어올렸다고 호평받으며 2년 더 상임지휘자를 맡게 됐다.

노르웨이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빌데프랑.

개막공연 '성 금요일의 마법'에서 성시연 지휘자와 경기필은 첫 곡으로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 중 성 금요일 음악'을 연주한다. 통영의 아름다운 봄 경관과 잘 어울리는 명상곡이다. 성시연은 "마침 개막 공연일이 성 금요일"이라며 "유럽에서는 사실상 부활절이 봄의 축제였기에 축제를 열기에 좋은 곡"이라 말했다.

이어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가 전폭적으로 후원하는 노르웨이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Op.64'를 연주한다. 마지막 곡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 Op.40'은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울리는 사운드가 장관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성시연은 전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바그너를 추종한 슈트라우스의 자서전적인 인물상이 담긴 영웅의 생애는 매우 흥미롭다. 돈키호테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영웅의 생애'와 쿤드리를 속죄한 파르지팔을 통해 이 봄에 휴머니즘적인 따스함을 던져주고 싶다"고 전했다.

2016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지휘를 맡은 성시연.

성 지휘자는 개막공연에 이어 열리는 거장들의 향연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필립 글래스의 필름 오페라 '미녀와 야수', 바흐 콜래기움 재팬의 마태 수난곡,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폐막공연도 기대됩니다."

성 지휘자는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 존경심을 표했다. "제가 공부한 베를린에서는 여전히 윤이상 선생님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유학시절 작은 규모로 열린 윤이상 음악 페스티벌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이후 통영에서 윤이상 음악제를 만들었단 소식을 듣고 마음 속으로 큰 박수를 보냈어요. 다양한 음악으로 국제적 명성까지 얻고 있는 통영 국제음악제가 자랑스럽습니다."

한편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2016 세계현대음악제(World Music Days)'와 함께 'Sound of Tomorrow'라는 주제로 다음 달 3일까지 열린다. 예매 문의 (055)650-0400

김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