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회 아카데미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남우조연상 마크 라이런스, 여우 주연상 브리 라슨, 남우 주연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여자 조연상 알리시아 빅칸데르. UPI 연합뉴스

- '스포트라이트' 작품상 등 2관왕
- 이병헌은 외국어작품상 시상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제88회 아카데시 시상식에서 최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크리스 록의 사회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예상을 깨고 작품상을 수상하며 각본상과 함께 2관왕에 올라 가장 큰 이변을 연출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지난 2002년 가톨릭 성당에서 수십 년에 걸쳐 벌어진 추악한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한 미 유력 신문인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 기자들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시상자로 나선 이병헌. 오른쪽은 배우 소피아 베르가라. AP 연합뉴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관심은 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비롯해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몇 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안을 수 있을지에 모아졌다. 특히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에 4번 올랐으나 유독 오스카와 인연이 없었던 남우주연상 후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로 4전5기 만에 드디어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제작진에 대한 감사의 말과 함께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커다란 위험이기 때문에 인류가 다 함께 나서야 한다. 전 세계 지도자들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이들에게 맞서야 한다"며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을 호소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레버넌트'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 '버드맨'에 이어 2년 연속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여우주연상은 '룸'의 브리 라슨, 남녀조연상은 '스파이 브릿지'의 마크 라이런스와 '대니쉬 걸'의 알리시아 빅칸데르가 각각 수상했다.

배우 부문 수상을 제외한 기술상 부문에서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미술상, 의상상, 편집상, 분장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등 무려 6개 부문을 휩쓸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다수상작이 됐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오스카와 인연이 없었던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는 '헤이트풀8'로 여섯 번 만에 음악상을 수상(공로상 제외)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조수미와 이병헌에게 모아졌다. 조수미는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유스'의 '심플 송 #3'을 불렀는데, 아쉽게도 '007 스펙터'의 '라이팅'스 온 더 월'에게 영광을 내줬다. 레드카펫에 섰던 조수미의 축하공연도 기대했지만 6분의 주제가를 시상식 시간에 맞게 3분으로 줄이지 못해 공연이 불발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배우 최초로 시상자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외국어작품상 수상작인 '사울의 아들' 팀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건넸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작 　 및 수상자 작품상 '스포트라이트' 남우주연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여우주연상 브리 라슨('룸') 감독상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남우조연상 마크 라이런스('스파이 브릿지') 여우조연상 알리시아 빅칸데르('대니쉬 걸') 각본상 '스포트라이트' 주제가상 '라이팅스 온 더 월'('007 스펙터') 음악상 '헤이트풀8'(엔니오 모리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