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덕철선임기자

- 中경제 대응 못한 필름마켓 등
- 능력 보여줬지만 아쉬움도 커
- 잘해준 강수연 위원장에 감사
- 亞 신인 발굴로 경쟁력 찾을 것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용관(61) 집행위원장은 올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올 초 불거진 부산시와 갈등, 국고 보조금 삭감 등으로 가슴앓이했지만 악재를 딛고 20회 BIFF를 성공리에 마쳤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의 소감을 들었다.

-20회 BIFF의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20회는 20년간 우리의 프로그래밍 능력이 이 정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하지만 아쉬움도 크다. 아시아필름마켓은 가능성을 발견했으나 중국 경제의 거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아쉬웠다. 포럼&컨퍼런스의 경우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구성이 산만해 압축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고, 티케팅 시스템 발전으로 대기 줄은 줄였으나 이들을 위한 광장 문화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

-강수연 집행위원장과의 호흡은 어땠나?

▶강 위원장이 힘든 부분을 감내하고 잘해줘서 고맙다.

-관객 동원에는 성공했지만 작품의 화제성은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20년 만에 처음으로 옛날 영화를 다수 상영하면서 많은 관객을 끌어들였으나 반대로 뚜렷한 화제작이 없었다. 그것은 곧 아시아영화가 주춤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영화의 거품이 한국영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BIFF의 비전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랬을 거다. 1년간 BIFF의 프로그램 정체성을 지키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행사 결산 뒤 5, 10년 후 영화제가 어떻게 나갈지 고민할 것이다. 이번에 BIFF가 세계적인 영화제의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했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관객 수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

-세계 영화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BIFF의 경쟁력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아시아의 신인을 계속 발굴하고 함께 가는 것이다. 그것이 아시아영화를 리드하고, 세계 영화제와 경쟁할 수 있는 힘이다.

-영화제 직전 불거진 감사원 감사 결과와 내년 예산 확보 등 당면한 과제가 많은데?

▶감사원 감사는 법률 자문을 받아 대응할 것이고, 내년 예산이 걱정이다. 예산 확보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해 A, B, C 안까지 만들어야 한다. 아쉬운 것은 예산 때문에 아시아필름마켓 활성화 같은 호기를 놓칠 수 있다는 거다. 기존의 후원을 기반으로 스폰서 유치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사무국 운영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 조직 쇄신 계획이 있나?

▶나 자신도 반신반의했으나 영화제를 치르면서 사무국의 전문성에 놀라고 신뢰하게 됐다. 물론 내부 진단을 통해 더 분석해야겠지만.

-내년 2월까지 임기인데 거취는 어떻게 되나?

▶임기는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BIFF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