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발표된 마스다 보고서는
- 일본 896개 지자체가 소멸하게 된다는
-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 수도 집중·초고령화·출산율 저하가 그 원인
- 출산율도 결혼율도 일본보다 낮은 한국의
- 멀지않은 미래이기도 하다

수도권 블랙홀, 지역 공동화, 결혼·출산 포기, 초고령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 어딘지 낯익다. 실제로는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대한민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두 나라는 닮은꼴이다.

아니다. 우리나라는 더하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일본보다 더 심각하다. 출산율 역시 큰 문제다. 2014년 8월 국회 입법조사처의 인구 예측 결과를 보자. 우리나라는 2001~2014년 합계출산율이 1.3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일본의 1.4명(2012년 기준)보다 낮고 세계 평균출산율 2.54명의 절반 수준이다. 현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출산율이 2.1명 이상이어야 한다. 저출산은 국가 존속의 문제로 이어진다. 2014년 기준 출산율 1.18명이 계속된다면 70년 뒤 인구가 절반인 2500만 명으로 줄고 120년 후에는 5분의 1인 1000만 명으로 급감한다.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 아예 '사라지는' 계산까지 나온다. 이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가 등장하는 슬픈 현실과 맞닿아 있다.

지방 소멸은 지난해 5월 발표한 '마스다 보고서'를 기초로 하고 있다. 현 인구 감소세라면 일본의 절반인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일본의 미래 전략을 모색하려고 산업계 노사와 지식인 등이 모인 '일본 창성회의'가 보고서를 내놓았고, 이 모임의 좌장이 이 책의 저자 마스다 히로야다.

마스다 보고서는 오는 2040년까지 20~39세 출산 적령기 여성 인구가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지역을 '소멸 가능성 도시'로 꼽았다. 저자는 이렇게 만든 주범으로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수도 도쿄 한 곳으로만 집중하는 '극점사회'를 지목했다. "저임금으로 쓰고 버리는" 도쿄에서 젊은 층은 결혼, 출산을 포기하게 되고, 이 때문에 지방은 공동화하며 도쿄 역시 초고령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인구 급감을 멈추게 할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한다. 먼저 저자는 도쿄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해 '지방 중핵도시'를 중심으로 한 방어선 구축안을 내놓았다. 해당 도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산업 기반, 교육, 의료, 복지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 수도권에 진출하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장시간 노동문화 개선, 성별 육아 분담, 여성 임원 쿼터제 등 일과 육아의 양립 지원책과 양성평등 정책을 주문했다. 둘째 아이 낳기를 꺼리는 주된 원인을 해결하자는 차원이다.

이 책 부록에 있는 경기도 성남시의 사례도 주목된다. 성남시는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중학교 무상 교복 지원사업, 청년수당 신설 등 획기적인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이재명 성남시장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인데, "예산이란 정말 쓰기 나름"이라는 이 시장의 말이 의미 있게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