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옥상달빛극장'에서 주민들이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공

- 영화의전당 '찾아가는 영화관'
- BIKI 학교 방문 영화 상영
- 영진위 '작은영화관' 사업 등
- 해를 거듭할수록 이용자 늘어

영화가 극장 밖으로 나왔다. 굳이 극장을 고집하지 않아도 산복도로, 박물관, 학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영화를 볼 기회가 열리고 있다.

원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산복도로에 특별한 극장이 생겼다. 부산시와 (사)부산국제단편영화제조직위원회(BISFF)가 마련한 '산복도로 옥상달빛극장'이 3일 개소식을 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옥상달빛극장은 중구 '금수현의 음악살롱'과 '역사의 디오라마', 동구 '이바구공작소', 서구 '천마산에코하우스' 등 산복도로에 있는 문화공간에 영화 상영 장비를 갖추고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극장이다. 지난 달 25일 첫 상영을 시작해 10월까지 월요일과 추석 연휴,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밤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옥상달빛극장은 부산시의 '민선 6기 일자리 중심도시 부산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의 최우수상 아이디어를 김귀옥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만들어졌다. 극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산복도로 주민들이 다양한 영화를 보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산복도로를 찾는 관광객이 달빛을 받으며 영화를 보는 낭만적인 순간을 경험할 관광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시 조원달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부산항, 부산대교, 이바구길 등 부산만의 매력적인 야경과 영화를 결합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영화의전당의 '찾아가는 영화관' 사업도 다양한 영화 상영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 사업은 영화의전당이 장비를 직접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 작은 영화관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해운대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시민이 예술영화를 접할 기회를 마련해준다. 정관박물관, 부산장애인종합복지관, 두송생활문화센터 등 다양한 공간을 찾아가며 DVD 대여까지 포함하면 2012년 49회에서 2013년 53회, 2014년 69회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I)는 학교에 극장을 만들어준다. 영화제를 찾지 못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부산시교육청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BIKI랑 학교랑' '찾아가는 BIKI' 등을 통해 학교에 찾아가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해설까지 겸해준다. 영진위도 지난해부터 강원도, 전라도 등 극장이 없는 시골의 주민을 위해 '작은 영화관' 사업을 시작했고 해당 지역에서 '관상' '명량' 등 흥행작을 상영하고 있다.

극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영화 상영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시민의 영화 향유권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크다. 부산지역 극장은 해운대구와 부산진구, 동래구 등 인구밀집 지역에 몰려있어 원도심이나 서부산권 지역의 시민은 상대적으로 극장 접근이 불편한 편이다. 특히 예술영화를 접하려면 예술영화전용관이 몰려있는 해운대구나 부산진구로 일부러 찾아가야 해 영화 관람의 기회가 제한되기도 한다. BISFF 박명재 사무국장은 "많은 시민에게 영화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독립영화의 상영 폭을 넓히려는 방법으로 야외 상영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화와 관광을 결합한 관광상품으로도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