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2년 등단, 소설 등 27권 펴내
- 부산학·향토사에도 진한 애정

원로 소설가이자 '부산 역사 지킴이' 솔뫼 최해군(사진) 선생이 3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빈소는 부산의료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은 6일 오전, 장지는 경남 양산 삼덕공원묘원.

최해군 선생은 최근 수년간 투병 중인 와중에 지난해 부인과 사별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산소설가협회 박명호 회장은 "선생은 부산 소설계의 큰 어른이셨다. 후배들에게 큰 품이었고 큰 그늘이 돼 주셨다.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신 분인데 이렇게 떠나보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해군 선생은 생전에 27권의 책을 펴냈다. 이 가운데 소설과 문학책이 12권이고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게 15권이다. 그만큼 향토사와 부산학에 관해 가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선생은 말년에도 향토사에 대한 애정을 불살랐다. 2009년 12월 부산 역사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부산 이야기 62마당'(해성)을 펴냈다. 1987년 전 3권으로 발표한 장편소설 '부산포'(지평)는 지역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는 선생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부산포'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부산의 역사와 향토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1926년 동래군 정관면(현 부산 기장군)에서 태어난 선생은 196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종막'이, 부산일보에 장편소설 '사랑의 폐허에서'가 각각 당선된 후 본격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문학시대 편집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등을 거쳐 1982년 2월 부산소설가협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또 '부산지역 시민운동단체협의회' 공동대표, '부산을 가꾸는 모임' 회장, '부산항 사랑운동시민모임' 대표, '박재혁 의사 기념사업회' 회장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도 활발하게 펼쳤다.

최해군 선생은 양산과 부산에서 40여 년간 중·고교 교사로 재임하다가 1989년 충렬고 국어교사를 끝으로 교단을 은퇴했고, 부산 문단의 두 거목인 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과 향파 이주홍(1906~1987) 선생의 생가 복원과 문학관 건립 등 기념사업에도 앞장섰다.

부산시문화상(1973), 우봉문학상(1989), 한국소설문학상(1990)과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1990), 존경받는 인물상(2001)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