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교향악단 연주회 장면.

- 번스타인 곡 위주로 레퍼토리
- 피아니스트 유영욱 교수 협연
- 10일 문화회관 대극장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여정을 멈출 수는 없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512회 정기연주회를 가진다. 지난달 국내를 휩쓴 메르스 공포 때문에 정기연주회를 취소한 뒤 다시 꾸리는 무대다.

이번 연주회 부제는 '번스타인 인 부산'이다. 수석지휘자 리 신차오가 번스타인의 곡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해석해서 내놓는다. 리 신차오는 메르스에 시달린 부산 관객에게 음악으로 휴식을 주겠다는 생각이다.

유영욱 교수

번스타인은 20세기 후반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이끈 지휘자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는 작곡가였으며 피아니스트였다.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에서 유럽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던 미국이 낳고 기른 세계적인 지휘자라는 점이 의미를 지닌다. 번스타인의 곡은 총 3곡이 연주된다. 우선 첫 곡은 번스타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캔디드' 서곡이다. 밝고 힘찬 선율로 부산시향의 연주 재개를 선언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이어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디베르티멘토', 마지막 곡으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나오는 '심포닉 댄스'가 연주된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워낙 유명해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 번스타인이 뮤지컬계에 남긴 선물을 리 신차오가 어떻게 요리할지 기대할 만하다.

이번 공연에는 눈길을 끄는 협연자가 등장한다. '한국의 베토벤'으로 인정받는 유영욱 연세대 교수다. 유 교수는 부산시향과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애초 협연자는 중국 피아니스트 슈에팅저였는데 최근 국내 사정 탓에 바꿨다. 협연자를 갑자기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2009년 부산시향과 협연하면서 좋은 인상을 느꼈던 유 교수가 흔쾌히 부산 무대를 수락하면서 더 좋은 무대를 보여주게 됐다. 벌써 유 교수 무대에 관한 문의가 부산시향으로 올 만큼 반응도 좋다. 그만큼 유 교수는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피아니스트다. 특히 2007년 베토벤의 고향 독일 본에서 열린 '국제 베토벤 피아노 콩쿠르'에서 '베토벤이 친다면 유영욱처럼 연주했을 것이다'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10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R석 2만 원, S석 1만5000원, A석 1만 원, B석 5000원. (051)607-3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