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BIFF를 지키는 범시민대책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국고 지원금 원상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범대위 제공

- 시민단체·정치권 반발에
- 영진위 대책 찾겠다 했지만
- 자체예산 증액 등 한계

- "이참에 지원방식 바꾸자"
- 세계 6대 영화제로 컸는데
- 돈 나눠쓰기 문제 있어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삭감된 국고 지원금을 원상 복구할 수 있을까.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공모' 사업에서 국고 지원금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본지 지난달 6일 자 1면 보도) BIFF의 사업비 회복을 위해 부산 시민사회에 이어 정치권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사태가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자, 영진위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고 지원금 복구 요구 확산

BIFF 국고 지원금 원상 복구에 대한 요구는 다양한 형태로 퍼지고 있다. 부산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BIFF를 지키는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오는 3일 김세훈 영진위원장을 면담하고 BIFF 국고 지원금 회복을 강하게 요구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2일에는 새누리당 김도읍 국회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영진위, BIFF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로 벌어진 영진위와 BIFF의 갈등을 조정할 방법을 모색한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의원 4명이 영진위를 항의 방문하고 BIFF 국고 지원금 회복을 요구했다. 부산 시민사회에 이어 정치권까지 BIFF 국고 지원금 원상 복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영진위 측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진위 관계자는 "국내 최고 영화제의 정상 개최를 위해 지원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영진위는 이번 사업이 공모로 진행된 것이라 번복할 수 없는 데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결과에 따른 파문을 우려해 재심사까지 하는 등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었다.


■다양한 지원 방안 찾아야

20회를 맞아 BIFF가 책정한 올해 행사 예산은 123억 원(국고 지원금 14억6000만·시비 60억5000만·자체수익 47억9000만 원)이다. 하지만 지난 4월 BIFF 국고 지원금이 8억 원으로 결정되면서 6억6000만 원이 줄어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부산시는 BIFF 관련 예산을 더 늘릴 수 없다며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어 BIFF 자체 예산(기업 후원·관람료)을 늘릴 수밖에 없다.

BIFF 양헌규 사무국장은 "티켓값을 당장 올리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기업 후원 유치에 더 힘을 쏟아야겠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자체 예산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정부가 BIFF에 대한 지원 방향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칸영화제 등 세계 유명 영화제의 경우 정부가 직접 국고 지원을 해주는 데 반해 세계 6대 영화제로 꼽히는 BIFF는 영진위의 영화발전기금 일부를 국내 다른 영화제와 나눠 쓰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매년 수많은 영화제가 생기는데 BIFF처럼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 사업비를 나눠쓰니 이런저런 불만이 생기는 것 같다"며 "기업도 중소기업, 중견기업으로 구분해 지원하듯 BIFF와 다른 영화제를 차등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가 국비를 배정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명희 부산시의원(BIFF 독립성수호 특별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지난달 27일 간담회 때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BIFF 기간 열리는 아시아필름마켓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등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